다양한 독서 활동, 입시에 어떻게 반영하나
  • 이창수 동아대학교 입학사정관 팀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0.03.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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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독서 상황란 등 자료로 활용 토론·논술 등과 연계해 평가하기도


학생의 독서 활동을
대학 입학 전형에 반영함으로써, 학생의 독서 습관을 형성하고, 다양한 독서 활동을 유도할 수 있으며, 독서를 통해 미래의 인재상에 요구되는 창의력, 논리적 사고력, 판단력과 지적 호기심 등을 배양해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대학 수학 능력의 증진과 대학 전공 과정에서의 연구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독서 활동은 대학 입학 전형에 적극적으로 활용·반영되어야 한다.

대학에서도 독서 활동의 가치성과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대학 입학 전형에 독서 활동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독서 활동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 모델의 부재와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 활동 기록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학생의 독서 이력이나 독서 능력을 평가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독서 활동을 대학 입학 전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대학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독서 활동을 반영한 대학들을 살펴보면, 동아대는 독서 포트폴리오를 제출받아 독서 활동을 비교과 영역 평가에 10% 내외를 반영했고 가톨릭대, 서강대, 이화여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이 서류 평가시 독서 활동을 참고 자료로 활용했으며 서울대와 부산대를 비롯한 몇 개의 대학에서는 자기소개서에 독서 활동을 기록하게 해 종합 평가의 한 부분으로 반영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에서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인 경시대회 실적, 공인 외국어 성적, 해외 봉사 활동 실적을 배제해 사교육을 경감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대학 입학 전형에 독서 활동을 활용하는 대학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독서 활동 상황 반영 대입 전형 연구(조태흠 외, 2010년)에 따르면 독서 활동을 평가하는 방안으로 1)일반 전형 - 비교과 영역의 일부분으로 평가, 2)입학사정관 전형의 종합 평가 중 한 요소로 독서 활동 평가, 3)독서 특기자 전형, 4)독서 기반 에세이 전형, 5)독서 기반 프레젠테이션 전형 등의 방안을 도출했다.

1 일반 전형 - 비교과 영역의 일부분으로서의 평가는 학교생활 기록부 독서 활동 상황란에 기록된 도서의 권수를 평가 자료로 해 5% 내외의 반영 비율로 정량적 평가를 해 다독성을 평가하는 방안이다. 

2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평가는 학교 생활 기록부 독서 활동 상황란, 우수성 입증 자료의 일부분으로서의 독서 활동 상황과 독서 포트폴리오 또는 독서 기록장을 평가 자료로 해 전공과의 관련성을 고려해 1단계 서류 평가와 2단계 심층 면접에서 정성적 평가를 하는 방안이다. 즉, 다양한 독서 활동과 전공 관련 독서 활동 등을 평가 요소로 하여 서류 평가와 심층 면접에서 종합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3 독서 특기자 전형은 독서력을 핵심으로 한 특별 전형 형태로 학교생활기록부, 독후 활동 포트폴리오, 독서 관련 담당 교사 추천서, 독서 활동 상황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자기소개서를 평가 자료로 하여 한층 심화된 독서 활동과 고차적인 독서력을 평가할 수 있다. 즉, 모집 단위 관련 영역에 대한 심층 독서와 폭넓고 심층적인 독서 활동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이때, 독서 특기자로서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서류 평가와 집단 토론, 심층 면접 등의 한층 강화된 평가 도구가 활용될 수 있다.

4 독서 기반 에세이 전형은 독후 활동 실적과 독서 토론 및 논술 능력, 창의적 에세이 작성 능력 우수자를 대상으로 하여 읽기와 쓰기를 연계해 평가하는 전형이다. 지속적이고 폭넓은 독서를 통해 형성된 사고력을 에세이라는 의사 소통 방식을 통해 평가한다. 1단계 합격자 발표시에 대주제 및 필독 도서 목록을 공지하고 에세이 평가시에 소주제로 문제를 주어 평가하는 방안이다.

5 독서 기반 말하기 전형은 읽기와 말하기를 연계해 평가하는 전형으로, 독서력을 기준으로 자기 표현 능력이 탁월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전형이다. 에세이 기반 전형과 더불어 사고력과 의사 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전형 모형이라 할 수 있다.

 

▲ ⓒ연합뉴스
대학 입학 전형에 독서 활동 상황을 적극 활용해 평가하기 위해서는 첫째, 고등학교에서 독서 활동의 활성화와 독서 활동 기록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측에서는 고교의 독서 활동 상황란의 내용 타당성과 신뢰성이 부족해 대학 입학 전형의 평가 자료로 활용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학 입학 전형에서 독서 활동 상황란이 비교과 영역으로 포함되어 평가된 2010학년도 전형 결과, 아직까지 지역 혹은 고교 유형 그리고 담임교사의 개인적 성향 차이에 따라 그 기록의 구체성과 체계성 등에서 질적·양적으로 격차가 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둘째, 고교와 대학을 연계해 독서 기록물을 누적해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현재 독서 교육 지원 시스템을 활용한 독후 활동 장려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는 등 독서 활동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는 마련되어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독서 교육 지원 시스템 또한 전국적으로 일반화되지 않아 전형 자료로 활용되는 데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운영할 계획인 창의적 체험 활동 종합 지원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학생들의 활동들이 체계적으로 누적·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셋째, 대학에서는 타당성, 신뢰성, 시행 가능성이 있는 독서 활동 평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즉, 체계적이고 철저한 연구를 거쳐서 평가 내용의 타당성과 평가 기준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독서 활동 평가 문항을 개발하고 면접, 토론, 에세이, 발표 등의 운영과 평가 방법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

독서 활동 상황을 대학 입학 전형에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고교에서는 독서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대학에서는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춘 발전 가능성이 큰 학생을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창수 동아대학교 입학사정관 팀장·영남 지역 대학입학사정관 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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