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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핀란드의 스타트업 기업 '로비오'에서 희망을 찾다

로비오, 8년 동안 7만여 시간, 52번째 도전 끝에 '앵그리버드'게임 히트

전규열 객원논설위원·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24(Wed)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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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짝퉁’으로 불리던 중국 샤오미. 이제 애플을 잡는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글로벌 우량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무려 1000억 달러(약 106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10년 10명의 동료가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의 현재 모습이다. 

 

‘앵그리버드’ 게임으로 유명한 로비오도 8년 7만80시간, 52번째 도전 끝에 히트시킨 뒤 기업 공개에 성공했다. 지난해 회사를 상장하면서 시가총액은 11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로비오 또한 핀란드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지난 2003년 노키아가 주최한 모바일 게임대회에서 우승한 헬싱키대학생 3명이 창업한 회사다.

 

‘클래시 오브 클랜’과 ‘메이 데이’라는 게임으로 잘 알려진 슈퍼셀도 핀란드의 스타트업 기업이다. 지난 2010년 다섯 명으로 출발, 2016년 200명도 안 되는 직원으로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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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와 로비오, 수퍼셀의 공통점은 스타트업

 

지금은 세계적 기업으로 각광받는 샤오미와 로비오, 수퍼셀, 우버 등의 기업들은 불과 5~6년 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에 불과했다. 최근 세계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지금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 보다 높은 시장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규모가 커 의사결정이 늦고 환경변화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반면,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고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스타트업 기업 사례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최근 가상화폐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청년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고 저축을 해도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본 것이다. 가상화폐만이 돈 없고 빽 없는 ‘흙수저’가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월세 보증금 등록금까지 투자했지만 가격 급락으로 또 다시 무너졌다. 이런 청년들의 꿈을 날려버린 가상화폐 열풍은 지난해 12월 외환위기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9.9%의 청년 실업률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청년들의 희망을 생산적인 스타트업 창업으로 전환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고용증대를 위해 중소기업벤처부를 설립하고, 혁신적 아이디어로 창업하는 ‘스타트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더 기대가 크다. 

 

스타트업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용어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아는 스타트업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 기업이다. 자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그룹이나 프로젝트성 회사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경 경제용어에서도 스타트업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결국 스타트업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스타트업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기업 영역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쪽에서는 핀테크가, 전자산업 분야에서는 IoT(사물인터넷) 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대기업과 달리 시대 흐름에 빠른 대처 가능 

 

스타트업 기업은 조직이 작아 혁신을 꾀할 때 민첩한 것이 장점이다. 대기업처럼 조직이 오래되고 규모가 크면 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GE, 일본의 소니 등도 스타트업 기업의 운영방식을 도입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모바일이나 IT는 빠르게 흐름의 변화를 읽어내고 신속하게 적용해야 하기에 스타트업 기업에 적합한 분야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4년 이후 스타트업 기업이 활성화 추세에 있다. 통계청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1월까지 설립된 법인이 7만6808개다. 국민게임으로 각광받던 애니팡을 만들었던 선데이토즈나 배달 민족이라는 앱을 만들었던 우아한 형제들이 대표적이다. 가능성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상황은 어떤가. 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창업지원센터를 만들고 있고, 초기 스타트업 기업의 지원으로도 마이크로VC, 엑셀러레이터 등을 통해 소액투자가 받기 쉬워지고 있다. 과도한 정부지원에 대한 ‘좀비벤처’ 양산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검증된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수십억, 수백억의 대형투자는 아직 미약해 제때 투자를 받지 못해 좌초하는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혁신적인 기술분야의 창업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외국에서 존재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기반해 창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기존 대기업 시장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창업이 아니라 니치마켓에 도전하는 비슷비슷한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핀란드처럼 초기 창업자를 이끌어 줄 경험 많은 성공한 창업자가 많지 않은 것, 성공한 창업가들이 대외활동을 잘하지 않는 문화 영향도 크다. 또한 대기업들이 벤처투자 및 스타트업 인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실리콘벨리나 이스라엘처럼 다국적 직원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만 이뤄져 다양한 시각과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이 스타트업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한몫 하고 있다. 투자한 스타트업 기업의 실패에 대한 책임 때문이다. 지난 2009~13년 연도별 창업 및 폐업 현황을 보면, 매년 100만개의 기업이 새롭게 탄생한다. 그 중 80~90만개의 기업이 폐업하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성공하는 10%는 1000만명을 먹여 살리기도 한다. 실패에 따른 책임소재 때문에 지원을 주저한다면 스타트업 기업의 질적 성장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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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스타트업 10%가 1000만명 먹여 살릴 수도

 

또한 창업자에 대한 패자부활전 기회가 없는 것도 바뀌어야 할 문화다. 한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에서 과연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을까.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CEO들도 평균 2.8회 실패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도 8번 실패를 딛고 일어서 세계 시가총액 2위 기업의 CEO가 됐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실패의 경험을 거울삼아 IT기업의 강자가 됐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강조하면서 창업에서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젊은이에게 안정적인 교사·변호사·의사로 몰리는 현상을 탓할 수만도 없는, 어쩌면 패자부활전이 없는 우리 사회가 만든 한 단면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직업인 교사·변호사·​의사보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비전과 함께 재벌2세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애플창업자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더 우대받고 존경 받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정부는 스타트업에 직접적인 투자보다 스타트업 창업이 용이한 환경조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기업에 혜택을 주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고 평등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야 대기업도 새로운 경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 인수 합병을 늘리게 될 것이다. 

 

대학도 변해야 한다. 스타트업 강국 핀란드는 대학도 변했다. 핀란드 정부는 창업지원을 위해 지난 2010년 대학 개편을 단행했다. 각기 다른 전공들이 모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논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100년이 넘는 전통의 헬싱키공대, 경제대, 예술디자인대 등 3개 대학을 통합해 ‘알토대’로 만들었다 예를 들면 디자인 전공 학생에게 과학기술분야 교수 2명이 함께 연구하고, 또 대학원도 90%가 학부전공과 다르게 지원해 융합형 인재가 육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도 컴퓨터 프로그램밍 교육을 인문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들에게 확대는 물론, IT 대기업과 스타트업 기업과의 산학협력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현장경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노키아 전성 당시 핀란드의 경제구조와 닮은 점이 많다. 특정기업에 대한 경제 편중, 수출중심의 산업구조, 높은 에너지 대외 의존도, 급격한 고령화 속도 등이다.

 

 

패자부활전 통해 성공 사례 나와야 제2의 삼성신화도 가능

 

핀란드는 한때 국민총생산(GDP)의 4분의 1, 고용인구의 10%를 담당할 정도로 노키아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런 노키아의 몰락이 결국 핀란드 창업 붐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돼 스타트업 강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하나의 대기업이 국가 전체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우리나라도 삼성이라는 큰 축이 흔들릴 경우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만 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53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삼성이 건재해 핀란드처럼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기에는 아직 이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경제는 보호무역주의와 FTA 재협상 등 험난을 예고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활성화 돼야 하는 이유다. 제2의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오려면 패자부활전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많이 전파되어야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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