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경남, 東與西野 뚜렷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9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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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지역주의' 몰표 현상 속, 중원 창원시에서 '백중세'

“경남 동부지역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지난 1월23일 진행된 민주당 원내대표단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이 말했다. 한 참석자는 “경남 서부 쪽도 좋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민주당이 경남의 민심을 주목하는 것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총 9명의 광역 단체장을 당선시킨 민주당은 '9+α(알파)' 목표의 핵심지역 가운데 경남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경남은 19대 대선을 거치면서 지역구도가 희석된 결과를 보였다. 과거보다 보수정당 몰표 현상이 완화됐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소지역주의’가 형성됐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경남 서부와 군 지역 쪽은 여전히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경남 동부인 김해·양산 등지에선 민주당 세(勢)가 우세했다. 이에 반해 경남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창원은 백중세였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한국당 양자구도가 형성되면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는 창원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투표 종합 모의 시험 ⓒ 제공=연합뉴스

 

‘소지역주의’ 굳어진 경남…동부 ‘진보’, 서부·郡 ‘보수’, 창원 ‘백중세’

 

19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은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진보 성향이 강한 김해·양산·​거제 등 3군데에서 각각 46.7%, 41.9%, 45.7%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경남지역 보수 결집을 호언했던 홍준표 후보는 진주를 중심으로 한 경남서부와 군(群) 지역 수성에만 머물렀다. 

 

경남 정치 1번지 창원지역에선 문 대통령과 홍 후보가 승패를 주고 받으며 호각세를 연출했다. 홍 후보는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에서 각각 45.9% 41.4%의 득표율을 기록, 30.0%, 33.1% 득표율을 기록한 문 대통령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의창구와 성산구 그리고 진해구에서는 문 대통령이 각각 37.2%, 41.7%, 36.1%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홍 후보는 의창구에서 34.9%, 성산구에서 27.5%, 진해구에서 35.1%의 지지를 받아 문 대통령에 뒤졌다. 창원 전체적으론 홍 후보가 36.5%의 득표율을 기록, 36.0% 득표율을 기록한 문 대통령과 거의 비등했다.  

 

특히 경남의 ‘소지역주의’ 구도는 앞선 20대 총선에서도 형성됐다. 경남 동부인 김해·양산에서 3곳, 창원에서 1곳 등 총 4곳에서 당시 민주당이 승리했다.

 

지방선거 대비 투표지 분류기 교육받는 선관위 직원 ⓒ 제공=연합뉴스

 

창원시장 후보, 경남도지사 ‘런닝메이트’ 성격

 

경남에서 ‘소지역주의’ 신 지형이 굳어지면서 창원 표심의 향배가 그만큼 중요해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1대 1 구도가 형성되면 지역투표 양상은 19대 대선과 비슷할 것”이라며 “결국 창원에서 얼마나 표를 얻느냐가 관건이다”고 했다. 

 

경남도지사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여·야 캠프는 창원을 중심으로 승부수 띄우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당락을 가를 전략 지역이기 때문에 런닝메이트 격인 창원시장 후보의 중요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남도지사 선호도가 민주당 후보군에 비해 뒤쳐지는 한국당으로선 당선 가능성을 넘어서 경남도지사 후보를 지원할 수 있는 인물이 절실하다. 

 

경남지역 한국당 일각에선 창원시장 후보로 표의 확장성보다는 안정적이고 한국당 주류에 대한 호응이 좋은 중량감 있는 인사를 원한다. 한국당 주류 쪽에서 풍부한 정치 경력을 쌓은 영향력 있는 인사가 필요한 셈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지역 정가 관계자는 “경남의 ‘소지역주의’ 관점에서 볼 때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을 소위 런닝메이트로 보는 것이 맞다”며 “창원에서 어느 쪽으로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경남도지사 선거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지난 1월12일 한국당 경남 신년인사회 때 홍 대표가 창원시장 후보군 중 4명을 오찬 자리에 초청했다”며 “그 자리에서 런닝메이트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월13일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여·야 경남도지사 후보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에선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권민호 거제시장이 2월6일과 1월31일 각각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은 김경수 민주당 의원도 후보군이다. 한국당에선 지난해 11월 김영선 전 의원, 지난해 12월 강민국 경남도의원, 2월5일 하영제 전 농림부 차관, 2월7일 안홍준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홍준표 대표의 적극적인 출마 구애를 받은 윤한홍 의원도 지역에서 조직을 정비하며 출마를 채비하고 있다. 

 

또 민주당 창원시장 후보로는 허성무 전 경남부지사와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이 뛰고 있다. 한국당 쪽에선 재선에 도전하는 안상수 시장과 조진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강기윤 전 의원, 최형두 전 청와대 비서관, 김충관 전 창원부시장, 김종양 전 경남경찰청장 등이 후보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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