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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도 피하지 못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

[대기업 뺨치는 중견기업 일감 몰아주기 실태] 오뚜기그룹…논란 해소하려 오너 일가 지분 낮췄지만 비판 시각 여전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2(Thu) 08:59:17 |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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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에 가까운 정규직 전환과 투명한 상속 과정은 오뚜기에 ‘갓뚜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에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됐을 정도로 오뚜기는 ‘착한 기업’의 대명사가 됐다. 함영준 회장이 부친인 고 함태호 창업주의 주식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1500억원의 상속세를 5년 동안 분납하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갓뚜기의 명성은 더 높아졌다. 편법적인 지분 승계와 상속세 꼼수로 부를 대물림하는 기존 재벌가들과 비교된 것이다. 2대에 걸쳐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오뚜기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연속으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고용 창출 우수기업에 뽑혔다. 라면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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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라면 매출 99.5%가 내부거래

 

그랬던 ‘갓뚜기’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피해 가지 못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비상장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지적되면서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오뚜기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과거 소장으로 재직했던 경제개혁연구소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해 발행한 ‘대규모기업집단 외 일감몰아주기 사례분석’ 보고서에서 “오뚜기그룹 4개사(오뚜기물류서비스·오뚜기SF·알디에스·상미식품)의 내부거래 비중이 특히 높다. 하지만 자산 규모 5조원 미만 기업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공정위가 최근 일감 몰아주기 조사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국세청 역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오뚜기도 이제는 일감 몰아주기 비판에 대해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오뚜기그룹은 함 회장 일가가 지주사인 ㈜오뚜기를 통해 오뚜기냉동식품과 오뚜기SF, 오뚜기삼화식품, 오뚜기물류서비스, 오뚜기제유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의 지분 28.62%를 가진 최대주주다. 2016년 말 함태호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16.59%의 지분을 상속받아 함 회장의 보유 주식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함 창업주의 두 딸 영림·영혜씨가 ㈜오뚜기 지분 3.3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함 회장의 아들 윤식씨와 딸 연지씨도 각각 2.21%와 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식씨와 연지씨는 올해 2월초부터 3월초까지 ㈜오뚜기 주식을 각각 5767주와 3079주 사들이면서 지분율이 소폭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오뚜기라면의 경우 ㈜오뚜기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크지만, 대부분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오뚜기라면의 매출 6143억원 가운데 내부거래액은 6111억원에 달한다. 내부거래 비중이 99.5%에 이른다. 오뚜기라면은 그동안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2년 4425억원이었던 매출은 2013년 4602억원, 2014년 4716억원, 2015년 5080억원, 2016년 5913억원, 2017년 6143억원으로 불어났다. 연도별 내부거래 매출을 살펴보면 2013년 4579억원(99.5%), 2014년 4692억원(99.5%), 2015년 5050억원(99.4%), 2016년 5892억원(99.6%), 2017년 6111억원(99.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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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지분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 높아

 

오뚜기가 라면을 직접 제조해 판매할 경우 이익증가 폭이 더 큰데도, 함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오뚜기라면에서 제조한 라면을 사와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함 회장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내부거래를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함 회장은 현재 오뚜기라면의 지분 35.14%를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가 24.70%를 보유해 2대주주다. 특히 함 회장은 오뚜기라면을 통해 매년 고액의 배당을 타갔다. 실제 오뚜기라면의 주당 배당금은 2013년 1750원(배당률 35%)에서 2016년과 2017년 각각 5000원(배당률 100%)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오뚜기라면의 총 배당금이 50억7193만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함 회장 일가는 이 회사를 통해서만 매년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타가고 있는 셈이 된다. 최근 3년간 오뚜기그룹을 통해 함 회장이 배당받은 전체 금액은 2015년 28억1000만원, 2016년 69억7200만원, 지난해 71억4300만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오뚜기는 2월 2017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 배당금을 주당 7000원으로 확정했다. ㈜오뚜기가 배당금을 확대한 것 역시 오너 일가의 부를 늘리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63.42%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고배당 문제가 지적되자, 함 회장은 “소액주주를 위한 결정이었지만, 대주주가 부가적으로 혜택을 받는 부분도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뚜기의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배당을 많이 받기 위해 배당금을 올린 것은 아니다”며 “기업이 성장하면서 배당을 늘려가는 것은 당연하다. 성과에 따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배당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함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다른 계열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오뚜기그룹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액은 1조399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2499억원)의 32.0%에 달한다. 특히 오뚜기 계열사 13곳 중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9개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이 9169억원으로,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30.0%에 달한다. 

 

비상장계열사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이 배당 등을 통해 대주주인 함 회장 일가에 돌아가게 된다. 오뚜기물류서비스와 오뚜기SF, 상미식품, 알디에스 등은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들이기도 하다. 2017년 기준으로 각각의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상미식품 99.35%, 오뚜기물류서비스 80.19%, 오뚜기제유 79.26%, 알디에스는 74.03%에 이른다. 

 

오뚜기SF는 함 회장의 아들 윤식씨가 38.53%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향후 경영 승계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입한 시점인 2014년부터 이 회사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탔다. 2014년 225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2016년 437억원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내부 매출 거래 비중도 64%에서 7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2017년 8월 오뚜기는 지분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인 오뚜기SF지주와 사업회사인 오뚜기SF로 물적분할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소폭 하락했지만 재계에서는 여전히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간접 소유한 기업의 내부거래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오뚜기SF를 물적분할한 것도 이런 점을 노린 것으로 본다”며 “공정위는 현재 오너 일가가 간접 소유하는 기업의 내부거래도 제재한다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뚜기 “일감 몰아주기 해소하려 지분 매각”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함 회장 일가는 ㈜오뚜기를 통해 문제가 된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 지분율을 낮췄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급성장한 비상장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 지분 매입 대상이 된 비상장계열사는 시스템통합(SI)업체인 알디에스, 수산물가공업체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분기보고서와 오뚜기 계열사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해 500억원에 가까운 비상장계열사 지분을 함 회장과 아들 윤식씨 등으로부터 사들였다. 함 회장과 그의 사촌동생 함영제씨가 보유하고 있던 알디에스 지분(80%)을 208억8000만원에 매입했고, 함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그룹 광고대행사 애드리치의 주식 4만 주(66.6%)를 119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오뚜기물류서비스와 풍림피앤피지주의 주식도 100억원 이상 매입했다.

 

함 회장은 4개 비상장계열사 지분을 정리해 268억원을 받았고, 자녀인 윤식씨와 연지씨는 애드리치 지분을 팔아 각각 30억원을 받았다. 함영제씨는 알디에스로 52억원을 받았고, 또 다른 친인척은 100여억원을 받았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매각이었지만 오너 일가가 돈을 벌어들인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다시 함 회장 일가는 비상장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후, 이 회사가 성장하자 지분을 팔아 이익을 챙겼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매출 규모가 작은 비상장계열사의 지분만 매각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오뚜기라면 등 매출 규모가 큰 계열사의 경우 높은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오뚜기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장계열사의 개인 지분을 ㈜오뚜기가 매입한 것”이라며 “오뚜기그룹은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밑도는 만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지만, 중견기업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분을 정리했다. 향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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