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교육감 ‘뒷북사과’…매번 유사 사과문 낭독 논란
  • 광주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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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육감 “사립고 시험지 유출 죄송”…영혼없는 사과 논란도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최근 큰 파문을 일으킨 모 사립고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평가 보안관리 강화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뒷북행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손 놓고 있다가 광주 D고 시험지 유출 사건이 터지고 여론이 들끓자 뒤늦게 천수답식 대책을 내놓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파장이 큰 각종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장 교육감이 읽은 사과문의 주된 문장 표현과 구조가 매우 흡사해 영혼없는 ‘형식적 사과’ 논란마저 일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7월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3 내신 시험문제 유출 파문과 관련해 광주시민들께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 교육감은 “아쉽고 안타깝고 죄송한 일이 벌어져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한없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도중 4차례나 고개를 숙이며 책임 통감의 뜻을 표하며 복잡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3선 교육감으로 취임한지 20여일만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7월19일 고3 내신 시험문제 유출 파문과 관련 기자회견 도중 4차례나 고개를 숙이며 책임 통감의 뜻을 표하며 눈 감은 채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손 놓고 있다가’…사건 터지면 뒤늦게 천수답식 대책 나열 ‘호들갑’

 

그러면서 장 교육감은 “광주 교육 전체의 위신이 추락하지 않도록 광주교육 신뢰성 회복을 위한 재발방지 대책들을 마련해 시급히 시행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시험지를 유출시키는 일은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특히 평가 보안관리 지침도 함께 발표했다. 인쇄실 CCTV와 방범창 설치, 시험지 보관용 캐비닛 교체, 사용기록 장치가 있는 인쇄기 도입 등 인쇄 보안 취약시설 지원을 약속했다. 

 

또 시험지 인쇄 기간 인쇄실에 휴대전화 등 전자장치 반입 금지, 복수의 관리자 지정, 상세한 매뉴얼 보급, 수시 현장점검 등 보안관리 강화 방안도 내놨다.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우려하는 입시 불이익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나서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굵직한 사건 발생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돼 왔다. 문제는 그때마다 내놓은 사과문의 문장구조와 표현이 사건 이름만 다를 뿐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장 교육감은 지난 2016년 9월 생활기록부 조작사건과 관련해 사과했다. 당시 사과문에서 장 교육감은 “특정 학교의 일탈로 광주 전체의 위신이 추락하지 않도록 광주교육 신뢰성 회복을 위한 재발방지 대책들을 마련해 앞으로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학교생활기록부를 정정하는 일’은 결단코 막아 내겠다”고 했다. 

 

이번과 그 당시의 두 사과문은 공교롭게도 ‘학교생활기록부를 정정하는 일~’이 ‘시험지를 유출~’로 바뀌었을 뿐 나머지는 대동소이하다. 또 두 사건 모두 특정 학교나 개인의 일탈로 치부한 점도 일치한다. 그때도 “일선학교 실태 점검 결과 문제점이 없다”고 해명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밖에도 “전국 모든 대학에 협조 공문을 보내고 교육청과 진학부장협의회가 공동으로 서울과 광주지역 주요대학 입학처를 방문해 다른 학생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당부하겠다”고 한 내용은 토씨까지 똑같았다. 미리 만들어 놓은 매뉴얼에 따라 그때그때 짜맞춰진 사과문을 장 교육감이 기계적으로 낭독한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장 교육감의 사과에 대해 광주의 한 학부모는 “직원들이 써준 사과문을 교육감이 ‘영혼없이’ 읽는 것에 그친다면 그 사과를 누가 믿을 수 있겠으며 거기에 적힌 대책은 ‘태산명동에 서일필’이 될 것”이라면서 “시교육청이 이제와 마련한 각종 재발방지대책들이 과연 제2, 3의 D고 시험지 유출 사고를 막을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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