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포비아?…내 이름은 코난, 몰카 탐정이죠
  • 김윤주 인턴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9 16: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휴대용 몰카 탐지기 ‘코난’ 개발한 ‘불편한 사람들’팀

 

몰카(몰래카메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몰카 탐지기 거래 규모가 크게 증가한데다, 한 달 전에는 크라우드펀딩도 시작됐다.

 

‘코난’은 7월5일부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후원을 받기 시작한 휴대용 몰카 탐지기다. 아직 후원기간이 8일 남았지만, 이미 1440명이 후원해 목표금액인 300만 원을 훌쩍 넘겼다.(7월27일 오전 9시 기준)​ 

 

7월24일 오전 서울대에서 물카탐지기 개발자인 김기태 팀장이 개발한 몰카 탐지기 시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들은 대학생으로 구성된 ‘불편한 사람들’ 팀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몰카 탐지기를 어떻게 하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기태 팀장은 “(남성으로서) 예전에는 딱히 몰카에 대한 두려움을 직접적으로 느낀 적은 없었지만, 친누나와 주변의 친구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을 듣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난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코난을 핸드폰에 연결하면 붉은 빛이 뿜어져 나온다. 이 빛을 몰카 렌즈에 반사시켜 몰카가 있는 곳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도 이런 식의 탐지기가 있었지만 가격이 비싸거나 눈을 직접 갖다 대고 보는 방식이었다. 반면 코난은 핸드폰 카메라 렌즈에 부착해 핸드폰 화면을 통해 몰카가 있는 곳을 찾아낼 수 있다.​ 

 

핸드폰에 연결해 쓰는 덕에 가격적 이점도 있었다. 김기태 팀장은 “코난은 배터리 전원을 핸드폰에서 끌어 쓰기 때문에 전기 안전 인증과 전자파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덕분에 인증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7월24일 오전 서울대에서 물카탐지기 개발자인 김기태 팀장과 신민경 팀원(왼쪽)이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불편한 사람들 팀은 지난 6월10일 지하철 3호선 정발산·마두·​백석역에 코난을 배포했다. 사용자가 직접 몰카를 탐지할 수 있는 안심화장실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코난을 써 본 이용자들은 “화장실 밖에서도 사용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남겼다. 배포한 코난 중 80%가 분실된 것도 그래서다. 불편한 사람들 팀은 코난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몰카 공포에서 벗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에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코난에 뜨거운 반응을 보낸 곳은 대학가였다. 불편한 사람들 팀은 각 대학 총학생회의 협조를 얻어 200여 곳의 대학 건물 화장실을 직접 조사했다. 호서대에서는 근처 상인연합의 동의를 받아 일반 상가 화장실에서도 몰카 탐지에 나섰다. 김기태 팀장은 “화장실 말고도 더 많은 곳을 살펴보고 싶지만, 상가나 숙박업소는 건물주의 허가가 필요해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현재 크라우드펀딩은 1000개의 예상 수량을 훌쩍 넘었다. 불편한 사람들 팀은 펀딩이 끝날 때쯤이면 수요가 3000개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난을 주변에 선물할 목적으로 2개 이상 후원한 이들도 150명을 넘어섰다. 팀원 신민경 씨는 불편한 사람들의 궁극적의 목표에 대해 “여성이 살기 편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몰카 탐지기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5월 몰카 탐지기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에서도 같은 기간 몰카 탐지기 매출액이 전년도 대비 26.04%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 관련기사

[르포] 실리콘까지 동원해 화장실 구멍 막는 여성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