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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처럼 날아 동인중공업처럼 쏜다

선도기업까지 인수한 야마하의 경쟁력은 ‘수직 통합’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경영학 박사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6(Thu) 11:00:00 |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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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악기 및 음향기기 제조업체 야마하(Yamaha Corporation). 이 회사는 1887년 리드(Reed) 오르간을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직립형 피아노 생산(1900년)→음원연구소 설립(1930년)→뮤직스쿨 설립(1954년)→전자오르간 ‘일렉톤 D-1’ 출시(1959년)→관악기 생산(1965년)→음악재단 설립(1966년)→CD레코더 출시(1988년)→음악 엔터테인먼트 지주회사 설립(2007년)→음악 전용 복합시설 건립(2010년) 등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진 성과도 냈다. 음원 연구소나 전자오르간, CD레코더 등은 세계 최초로 설립하거나 개발한 것이다. 특히 신시사이저(synthesizer), 즉 ‘임의로 음색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음악 합성 기능’을 가진 일렉트릭 키보드는 전 세계에 20만 대 이상 팔릴 정도로 당대 최고의 히트상품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오르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악기와 오디오,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모든 것’이 야마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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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분야 소비자와 동반 성장 가능 

 

야마하처럼 특정 표적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이 수직시장(Vertical Market) 비즈니스 모델이다. 뮤지션과 같이 특정 분야 소비자를 정조준한 제품이나 동일한 욕구를 가진 대상 집단을 표적으로 한다는 의미다.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거나 고급화될수록 매출은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수직시장 기반 사업모델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수직시장 고객은 높은 수준의 소비력을 갖고 있는 데다, 갈수록 신뢰가 더해져 빠른 구전효과와 높은 마진을 담보할 수 있어서다.

 

굴삭기에 장착해 암반을 파쇄하는 데 사용되는 유압브레이커 제조업체 ‘동인중공업’(최성진 대표)도 수직시장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성공한 케이스다. 선도기업인 핀란드의 래머(Rammer)사를 미러링(Mirroring)해서 1997년 창업한 건설중장비 업체다. 이 회사 홈페이지(www.msb.co.kr)에 들어가면 다른 기업과의 차별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메인 화면에 올라온 제품은 유압브레이커 딱 한 가지인데, 모두 영어로만 설명돼 있다. 생산 품목은 유압브레이커며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특정하고 있음을 바로 알 수 있는 콘셉트다. 제품 공정과 지리적 차별화를 통한 수직시장 모델인 것이다.

 

특히 경쟁업체들의 경우 가공 및 용접 작업을 외주처리하고 내부적으로는 조립 공정만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동인중공업은 가공·용접라인을 인수하거나 자체적으로 구축해 품질을 균등화하고 납기 컨트롤을 원활하게 했다. 그 결과 해외 60여 개국 딜러들과 서로 경조사를 챙길 만큼 돈독한 신뢰를 구축했다. 최근 미국의 캐터필러(Caterpillar)로부터 유압브레이커 생산을 먼저 제안받을 정도로 경쟁력도 갖췄다. 캐터필러는 전 세계 건설중장비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며 포춘(Fortune)지가 선정한 미국 100대 기업 중 하나다.

 

앞서 언급한 두 사례처럼 수직시장 비즈니스 모델은 표적시장(Target Market)의 제품 특성을 감안, 다음의 사항을 참고해 설계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지리적(Geographic), 인구통계학적(Demographic), 사이코그래픽스(Psychographics), 행동방식(Behavioural) 등을 통한 시장분할이 그것이다.

 

다시 야마하의 업력(業歷)을 되짚어보자. 오르간으로 시작한 동사는 1988년 미국의 신시사이저 전문기업 ‘시퀀셜 서키츠(Sequential Circuits Inc.)’와 일본의 경쟁사 코르그(Korg)를 연이어 인수했다. 이후 2004년에는 독일의 오디오 소프트웨어 제조사 스타인베르그(Steinberg), 프랑스 음향기기 전문회사 NEXO SA도 인수했다. 야마하가 인수한 업체 가운데는 오스트리아 피아노 제조업체 ‘뵈젠도르퍼(Bosendorfer)’도 있는데, 1828년 설립된 동사의 선도기업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수직시장 모델의 안전 성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세계 최장수 기업이자 일본의 문화재 복원기업인 ‘쿤고구미’가 창업한 지 1428년 만인 2006년 중견 건설업체인 다카마쓰건설에 매각된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이 장수하려면 수직통합(vertical integration)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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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클럽 등도 수직시장 모델 미러링

 

산업의 전형적인 공급망은 재료→중간 제조→조립→유통→고객의 5단계로 구성된다. 수직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공급 체인을 묶을 필요가 있다. 묶는 방법은 ‘역통합(backward integration)’과 ‘순방향통합(forward integration)’이 있다. 역통합은 일반적으로 제조업체가 원자재 공급업체를 소유하기 위해 실행한다. 예컨대, 타이어 제조업체가 자사의 고무 공급 업체 중 하나와 통합하는 것이다. 

 

반면에 ‘순방향통합’은 공급사슬에서 중개자를 제거하고 최종 소비자와 더 가까이 가려고 할 때 이롭다. 타이어 제조업체가 자동차 판매점에 직접 공급하기 위해 소매기업 체인을 인수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수직시장 모델은 비단 대자본이나 제조업에만 국한되는 모델이 아니다. 인접 상품을 개발하거나 M&A(인수·합병)를 통해 경쟁력을 키운 경우도 많다. 국내 미용 서비스 프랜차이즈인 ‘블루클럽(김용호 대표)’은 이·미용제품 개발로 인접시장을 공략해 성공했고, 어린이 교육 프랜차이즈인 ‘짐보리(박기영 대표)’는 교구 개발을 통해 파이를 키워 미국 본사를 인수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직시장 비즈니스 모델은 여러 장점이 있다. 수평시장(horizontal integration) 선도기업에 의해 거래 제휴나 투자 등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M&A를 통해 파이를 키울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고객을 흡수할 수 있다. 또 트랜젝션 비용 절감과 시장통제 등을 통해 수익률을 20~30% 정도 더 높게 잡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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