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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내부거래 해소한다더니 눈 가리고 아웅

[대기업 뺨치는 중견기업 일감 몰아주기 실태] 한국콜마그룹, 일감 몰아주기로 2세 승계 재원 마련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3(Thu) 14:00:00 | 1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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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그룹의 모태는 한국콜마다. 대웅제약 부사장 출신인 윤동한 한국콜마그룹 회장이 1990년 일본의 화장품 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설립했다. 한국콜마는 당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후 국내 최초로 제조업자 개발생산(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방식을 도입했다. ODM은 성분부터 제조기술까지 개발해 화장품회사에 제시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한국콜마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화장품사업이 궤도에 오른 뒤에는 제약업에도 진출했다. 2015년 한국콜마는 창사 이래 최초 1조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현재 국내 대형 화장품업체와 제약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창업주인 윤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여전히 활약 중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콜마그룹은 세대교체의 기로에 서 있다. 콜마가(家) 2세들이 경영 최전선에 나선 것은 2015년이다. 그해 3월 윤 회장의 장남 윤상현씨는 한국콜마홀딩스 사장에 올랐고, 장녀 윤여원씨도 같은 해 연말인사에서 대한콜마 전무로 승진했다. 지분 승계는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윤 사장은 현재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18.67%를, 윤 전무는 계열사 에치엔지 지분 39.3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일단 승계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뇌관은 존재한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등 승계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했다는 논란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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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회사’ 에치엔지 내부거래 규모 매년 증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화장품 및 의약품 제조·판매업체인 에치엔지다. 한국콜마가(家) 2세의 사실상 개인회사다. 지난해까지 윤여원 전무(39.36%)와 윤상현 사장(15.64%)이 지분 55%를 보유했다. 나머지 45%는 콜마비앤에이치 소유였다. 에치엔지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계열사들이 책임져줬다. 

 

외부 매출 증가로 내부거래 비중은 매년 소폭 감소했지만,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해마다 증가했다. 에치엔지의 내부거래율은 2014년 33.0%(총매출 785억원-내부거래액 259억원), 2015년 33.08%(1203억원-398억원), 2016년 31.68%(1584억원-502억원), 지난해 28.35%(1672억원-474억원) 등이었다.

 

에치엔지의 주주 구성은 지난해 8월 변동했다. 윤 회장이 내부거래 문제 해소 방침을 밝힌 직후, 윤 사장이 보유 중이던 에치엔지 지분 전량을 처분하면서다. 지분을 매입한 것은 콜마비앤에이치다. 이 거래를 통해 콜마비앤에이치의 에치엔지 지분율은 60.94%로 늘어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윤 사장의 지분 매각을 내부거래 해소를 위한 조치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시각이 많다. 윤 전무가 여전히 에치엔지 지분 39.06%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전무는 에치엔지 대표로도 재직 중인데, 책임경영 차원에서 에치엔지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 사장의 경우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전량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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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선 에치엔지 지분 매각이 후계작업의 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일단 윤 전무와 관련해서는 계열 분리를 위한 초석이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지배구조에서 중간지주 역할을 맡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사장 지분 매입으로 에치엔지와 그 자회사인 케이비랩을 종속회사에 편입시켰다. ‘콜마비앤에이치→에치엔지·근오농림·선앤원코스메틱→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한층 단단해진 것이다. 향후 윤 전무가 에치엔지를 통해 재원을 충분히 마련하면 윤 전무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정점으로 한 소그룹을 분리해 나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윤 사장도 에치엔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윤 사장은 경영권을 넘겨받기 위해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콜마홀딩스가 핵심사인 한국콜마 지분 23.5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면 ‘한국콜마홀딩스→한국콜마→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윤 사장이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확보에 주력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윤 사장은 2016년 말에도 윤 회장의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41.18% 가운데 10%를 넘겨받았다. 이로 인해 윤 사장의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율은 8.67%에서 18.67%로 증가했다.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한걸음 다가간 것이다. 문제는 200억원을 웃도는 증여세였다. 윤 사장은 증여세 연부연납을 위해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중 6.27%는 공탁했다. 이런 가운데 윤 사장이 에치엔지 지분을 매각하면서 증여세 충당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따라서 윤 사장의 지분 매각을 통해 ‘남매간 교통정리’와 ‘승계자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손에 쥔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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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금고’ 콜마파마 내부거래로 키운 뒤 상장

 

향후 윤상현·윤여원 남매가 경영권을 정상적으로 이양받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관건이다. 현재로선 윤 사장과 윤 전무가 각각 한국콜마홀딩스와 에치엔지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콜마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부터 자유로웠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법’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을 규제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규제 범위가 확대되면 에치엔지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일감몰아주기법에 따라 오너 일가 지분이 20%(비상장사) 이상인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 또는 200억원 이상이면 규제 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윤 사장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한국콜마홀딩스 역시 매출 전량을 계열사와의 거래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 회사의 내부거래는 2014년 99.09%(133억원-132억원), 2015년 99.49%(148억원-147억원), 2016년 99.53%(171억원-170억원), 2017년 99.39%(222억원-221억원) 등으로 거듭 증가했다. 

 

물론 현행법상 지주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공정위가 올해 초 지주사 수익구조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업의 소유·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라는 취지와 달리 지주사가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다만, 에치엔지와 한국콜마홀딩스를 통한 재원 마련에 제동이 걸리더라도 남매에게는 ‘차선책’이 있다. 2012년 그룹에 편입된 제약업체 콜마파마(舊 비알엔사이언스)가 그것이다. 당초 콜마파마 최대주주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율은 92.17%였다. 2세 남매는 2014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윤 사장과 윤 전무는 콜마파마 지분 8.54%(25억원)와 3.42%(10억원)를 각각 확보했다. 콜마파마는 현재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콜마파마가 코스닥에 입성하면 윤상현·윤여원 남매는 보유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다.

 

업계는 콜마파마가 상장할 경우 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괄목할 성장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168억원에 불과하던 콜마파마 매출은 지난해 703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이처럼 눈부신 성장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는 데 있다. 그룹 합류 초기만 해도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는 주목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2012년 19.57%(164억원-32억원)와 2013년 12.39%(256억원-32억원) 등이 전부였다. 

 

콜마파마의 내부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공교롭게도 윤상현·윤여원 남매가 지분을 확보한 2014년부터였다. 그해 47.25%(354억원-167억원)에서 2015년 49.86%(490억원-244억원), 2016년 58.67%(581억원-341억원), 2017년 58.95%(703억원-414억원) 등으로 매년 수직상승했다. ‘2세 비상장사 주식 저가 매입→내부거래로 사세 확장→기업공개’의 과정을 거쳐 2세들이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리게 되는 구조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사장과 윤 전무가 콜마파마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책임경영과 직원들의 유상증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상장을 하더라도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승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콜마파마 지분을 확보했다는 지적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12년과 2013년 콜마파마의 내부거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2014년 이후 증가한 것은 인수 초기 품목 및 제조허가 등 영업활동을 위한 각종 준비를 한 기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내츄럴스토리 전직 임원 보은성 내부거래?

 

이 밖에 내츄럴스토리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여 있다. 매출 전량을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어서다. 눈여겨볼 대목은 오너 일가가 아닌 전직 임원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보경(50%)·신경희(33.33%)·박정근(16.67%)씨 등 모두 그룹에서 중역을 맡았거나 창업 초기부터 함께 일해 온 ‘개국공신’이다. 사실상 보은성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오너 일가가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규모가 매년 증가했지만, 내츄럴스토리는 하락세였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율은 2014년 99.91%(537억원-537억원), 2015년 98.90%(497억원-492억원), 2016년 98.28%(483억원-474억원), 2017년 96.04%(427억원-410억원) 등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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