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폐인과 팬클럽 ‘세대 갈등’
  • 고재열 기자 ()
  • 승인 2003.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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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으로 2030과 4050의 세대 갈등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세계에서도 요즘 세대 갈등이 화제다. 사이버 세계 시민들은 네티즌이라는 이름으로 한 묶음으로 취급되지만, 이들 사이에도 세대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세대 갈등이 불거진 계기는 지난 연말 한 인터넷 사이트가 실시한 ‘최악의 딴따라’(www.kmra. net) 온라인 투표였다. 문희준과 그를 둘러싼 팬덤 현상(가수 팬클럽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놓고 10대 팬클럽과 20대 ‘사이버 폐인’들이 각을 세웠다. 먼저 움직인 쪽은 팬클럽이었다. 문희준이 ‘최악의 가수’ 등 7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들은 우르르 사이트에 몰려갔다. 그리고 다른 가수에게 몰표를 던져 문희준을 구했다.


그런데 이런 투표 조작이 평소 문희준을 ‘무뇌충’, 팬클럽을 ‘빠순이’라고 비난하던 사이버 폐인들의 눈에 띄자 반격이 시작되었다. 대표적인 폐인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게시판에는 ‘무뇌충을 방법하자’(폐인들은 ‘공격한다’를 ‘방법한다’라고 표현함)는 격문이 올라왔다. 이에 고수 폐인들이 문희준 팬클럽 사이트를 찾아가 ‘방법 2002’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이트를 해킹해 버렸다.


사이트를 해킹했음에도 불구하고 팬클럽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에 폐인들은 전용 공격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고단위 ‘방법’에 나서 끝내 팬클럽을 굴복시켰다. 사이트 운영자는 ‘문희준이 록가수면 모기가 차세대 전투기다’라는 관전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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