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의 제왕’ 장아찌

봄부터 여름까지는 장아찌의 계절이다. 봄·여름에는 신선한 야채도 맛있지만, 특히 조반에는 짭짤한 장아찌 하나는 밥상에 올라와야 입맛이 돈다. 나는 국문과 출신이면서도 국어학 과목은...

철 없는 딸기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딸기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네 살 난 어느 아이는 빨리 겨울이 와서 눈 오기를 학수고대했단다. 늦가을부터 딸기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그 부모가 “눈이 와야 딸기가 나온다. 그때 ...

조선간장 없이 음식을 하세요?

늦가을 김장에 비견할 만한 봄의 대사(大事)는 장 담그는 일이다. 40대인 우리 세대에서 장 담그기는 거의 맥이 끊긴 듯하다. 30대로 내려가면 김치 담그기가 거의 ‘실종’ 상태다...

호사스러운 봄 간식

가뭄이니 이상 고온이니 황사니 해서 썩 기분 좋은 봄은 아니지만, 그래도 봄은 봄인지라 봄을 누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봄날 떡으로, 눈과 입이 호사를 부려도 자연이 용서하실 ...

봄나물 뜯으러 가실래요?

"그래, 니 잘났다. 이천 산다 이거제? 내는 아파트 살아 청국장도 제대로 몬해 묵는다, 우짤래?” 이 난을 즐겨 읽는 친구가 빈정거린 말이다. 하지만 오늘도 또 이천 사는 이야기...

청국장, 그 그윽한 고향의 맛

벌써 우수·경칩이 다 지나버려 김치는 시었고 김치찌개도 지겨울 때쯤이다. 이맘때 청국장찌개를 끓여 먹으면 참 좋다. 그런데 도시의 아파트 문화라는 게 도대체 청국장을 가까이하기 힘...

키스처럼 날카로운 첫사랑의 추억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떡하죠?”봉인된 첫사랑의 기억을 일깨우는 드라마 (KBS 2TV)가 세찬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드라마 덕분에 세간에는 다시 ‘간 큰...

맛이 꽉 찬 대보름 오곡밥

벌써 입춘·우수 다 지나고 정월 대보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온갖 적(炙)·식혜·한과· 떡국에 색색 고명을 얹어 화려하고 격식을 갖춘 설 음식에 비하자면, 대보름 음식은 비싼 동물...

겨울이 제철인 싱싱한 나물들

며칠 전 음식점에서 산채 정식을 사 먹었는데, 상에 놓인 나물의 절반 이상이 제철 것이 아니었다. 애호박 볶음·생취나물 볶음·돌나물 무침·오이 무침 등은 철이 아니니 온실 재배가 ...

타이베이 야시장의 냄비전골

연초에 며칠 동안 무작정 타이완에 갔다왔다. 12월 안에 마쳐야 하는 일들을 허겁지겁 치르느라 나의 일터가 끔찍했던 차에, 문화 평론가 강영희가 꼬드기기에 미친 척하고 그냥 넘어갔...

겨울이면 생각나는 내장탕

겨울이 깊어갈 무렵이면 꼭 생각나는 것이 소 내장탕이다. 우리집에서는 내장탕이라고 하기보다는 양곱창탕, 혹은 양국이라고 했다. 양이라고 부르는 소의 위(검은 털이 달려 있는 수건처...

진하고 고소한 겨울 전어회

요즘 대중적 횟집이 부쩍 늘어나면서, 이제 생선회는 삼겹살과 갈비 등 고기구이를 대신해 대중적 외식 메뉴가 되었다. 사실 나는 성인이 되어서야 겨우 회맛을 보았다. 아버지 고향은 ...

새콤달콤한 '생새우 김치'

드디어 김장을 끝냈다. 몇 주일 전부터 휴가를 내고, 이틀 내내 중노동을 해서 뒤꼍 그늘진 땅에 묻힌 김칫독 두 개를 김장으로 채워놓고 나니 한시름이 놓인다. 나는 추운 시골에 살...

삼겹살 불판에 관한 명상

썰렁한 겨울이 되니 삼겹살처럼 기름지고 따끈한 음식이 먹고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겹살 불판에 좀 심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고기란 게 워낙 맛있는 거다. 씹을수록 달착지근...

은갈치냐 먹갈치냐, 그것이 문제로다

1년 사이에 갈치 전문점이 부쩍 늘었다. 이제는 웬만한 음식점 밀집 지역에는 다 갈치 전문점들이 들어섰다. 갈치 전문점은 육지 사람들에게는 낯선 음식인 '갈치회'...

[음식 이야기] 늙어서 더 탐스러운 호박이여

우리는 언제부터 늙음을 추하다고 여기게 되었을까. 늙은 것은 주름살이 생기고 힘이 빠지고 쓸데없는 권위를 부리는 것만이 아니라, 혈기가 가라앉은 안정감과 지혜로움, 너그러움과 덕성...

늙어서 더 탐스러운 호박이여

우리는 언제부터 늙음을 추하다고 여기게 되었을까. 늙은 것은 주름살이 생기고 힘이 빠지고 쓸데없는 권위를 부리는 것만이 아니라, 혈기가 가라앉은 안정감과 지혜로움, 너그러움과 덕성...

[드라마] "현대 여성=야망의 콩쥐팥쥐"

근대적 욕망이 반쪽짜리 춘향이를 만들어냈듯, 대중물은 당대의 욕망을 반영한다. 이영미씨(대중예술 평론가·한국예술연구소 책임연구원)는 최근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야망...

[드라마] 왜 안방극장은 '드센 여자' 천하인가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 남자들은 살맛이 안난다. 〈태조 왕건〉이 그나마 체면을 지켜줄 뿐 나머지는 말 그대로 '여인 천하', 사극이건 현대물이건 온통 &ap...

[북한 대중 음악] "요즘 디스코가 유행하디요"

남북 정상회담이 이산가족 상봉, 북한 예술단·교예단·관현악단 서울 공연 같은 대형 사건을 줄줄이 만들어내면서, 대중 문화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상회담을 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