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살기 위하여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지난 3월24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특별조사팀을 서지현 검사를 필두로 한 80% 이상 여성 조사팀으로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왔다. 하...

n번방의 비밀과 살로소돔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텔레그램 n번방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파졸리니 감독의 영화 《살로소돔의 120일》이라는 영화를 떠올렸다. 많은 이가 이름만 들어본 영화일 것이다. 사드 백작의 동명소설을 1...

‘듣는 귀’ 비서관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나는 흔히 말하는 ‘페이스북 죽돌이’다. 읽고 쓰는 일을 업으로 삼다 보니 저절로 페이스북에서 오래 논다. 페이스북의 장점이라면, 호흡이 길고 깊이 파고 들어가는 의견들을 만날 수...

극에 달하다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변동기를 살고 있다는 실감이 자주 드는 요즘이다. 시집 《극에 달하다》에서 김소연은 말한다. 우리는 모두 끝물. 끝물 과일은 반은 버려야 하지만, 끝물은 아주 달다고. 아주 달아서...

혐오를 말하는 입에 마스크를 씌우자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불가피하게 중국과 신천지, 대구가 정치적 쟁점이 돼 버린 한 주였다. 공포와 혐오가 이처럼 사이좋게 서로를 지지하며 한 시기의 핵심 감정이 된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코로나19 바...

혐오 표현을 거부할 자유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소위 지식인이라는 이름표를 이마에 붙이고 공적 매체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그럭저럭 사반세기가 됐다. 그동안 내가 부여잡고 달려온 질문은 개인과 평등 공동체라는 화두다. 최근 들어...

환대가 공포를 이긴다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페미니즘, 이런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마도 ‘그 둘이 무슨 상관인데?’라고 할지 모른다. 페미니스트라고 코로나19에 안 걸리는 것도 아니...

트랜스젠더가 안전해야 나도 안전하다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남성, 여성을 막론하고 페미니즘 이론계 바깥의 사람들은 젠더라는 말을 무척 어려워한다. 하지만 이들이 아주 쉽게 이해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트랜스젠더다. 성전환수술을 받아 태어났...

희망이 너무 멀 때 그대가 다가왔다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옛날 어른들도 이랬을까. 세상일에 조금 더 익숙해지고 많이 알고 유능해질수록 실망과 좌절도 심해지는 것. 사람을 싫어하게 되고 나라의 장래가 암담하다고 느끼는 것. 미래가 없다는 ...

안태근, 이 무죄는 저 무죄와 다르다

놀래라. 무심코 있다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 대한 무죄 취지 파기환송이라는 뉴스를 보고 너무 놀라서 찾아보니, 안 전 국장의 기소 사유는 성폭력이 아니라 직...

불타는 지구를 위한 기도

밤새 불을 끄는 꿈에 시달리고 있다. 어젯밤에도 나는 호주로 달려가 불타는 캥거루·코알라를 안고 울다가, 잠에서 깨어나 물을 마셨다. 내가 마시는 물이 내 꿈을 타고 호주 대륙에 ...

존엄한 인간만이 노동을 한다

페미니스트가 왜 노동문제에 그리 관심이 많으냐고, 그것도 여성 노동자 문제도 아닌데, 라고 하는 핀잔을 들었다. 내가 여성과 노동을 이야기할 때 주로 말하고 생각하는 내용이 여성과...

2019년은 상층부 성 의식 부족 보여준 해

2019년 마지막 글을 쓰려니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백래시》. 2017년 12월말 번역돼 나와서 2018년을 뜨겁게 달군 책 제목이다. 책 출간과 거의 동시라 할 2018년 1...

유흥업소 종업원인데 강간죄가 맞냐고?

얼마 전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다. 처음 범죄학을 연구할 때 감옥에서 주로 살인범죄자들을 면담했다고 한다. 범죄학의 중요 목표는 위험한(재범 우려가 ...

[최보기의 책보기] 페미는 없어져야 한다

페미니즘(feminism)은 남성 중심의 전통적 가부장제 문화에 대항하는 여성주의 의식이다. 20세기 초 유럽 국가들의 여성 참정권 투쟁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나 멀리 ...

모든 아이들이 안심하는 사회는 언제쯤 올까

유치원 3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글이 지면에 나갈 때쯤에는 무사히 통과되었기를 빈다.유치원 문제가 불거지는 동안 이 나라에서 아이를 기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떠올렸...

페미니스트에게 더욱 중요한 민주적 절차

제1 야당의 정치 포기로 국민 된 자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그리워지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실험이다. 짧은 정당 경험이지만, 당시 특히 여성이자 당내 소수파로서...

‘내선일체법’에 반대한다…문 의장의 강제징용 해법 논란

사건이 발생했다. 개요는 이렇다. 11월5일 일본을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은 와세다대학에서 강연을 한다. 이 강연에서 문 의장은 현재 한·일 갈등의 시작점이자 근본 문제인 강제징용...

여성의 노동은 부업이 아닌데요

왜 모든 ‘없어질’ 일자리들의 절대다수는 여성 노동자들인가. 그러자 어떤 독자가 항의하기를, 구조조정 당하는 중공업 노동자들은 남자들이었다고 한다. 현상적으로 맞는 말이다. 기계화...

왜 ‘없어질 일자리’는 죄다 여성 노동자인가…톨게이트 노동자의 비밀

한국도로공사라는 공기업이 있다. 전국의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기업이다. 국토의 소위 망산업은 공공 서비스의 핵심이고, 그래서 절대로 민영화하면 안 된다는 바로 그 공기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