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주어의 함정

글을 쓸 때 종종 맞닥뜨리는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나’라는 말을 글에 쓸 것이냐, 말 것이냐다. ‘나’라는 단어를 쓰면 문장이 왠지 부자연스럽고 경직돼 보일지 모른다는 느낌에서...

[한강로에서] 뒤로 가는 정치, 멀리 떠나는 30%

그렇지 않아도 쭈글쭈글하던 정치가 더 못나졌다. 찌질한 데다 지저분하기까지 하다. 퇴행을 거듭해 과거로 타임슬립을 한 느낌도 준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두 거대 정당이 앞서거니 ...

[한강로에서] 주거 안정 지키기, 민생의 기본이다

또 아까운 생명들이 세상을 떠났다. 전세사기에 휘말린 이들이 그 피해의 무게에 눌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소식을 뉴스로 접하면서 문득 잊고 싶었던 20여 년 전의 일이 떠올랐...

[한강로에서] 이 땅을 더는 아프게 놔둘 수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남녘 도시 진해나 서울 여의도가 아니면 어떠랴. 봄은 집 앞 도로변에도 활짝 피었다. 짧게 늘어선 그 몇 그루 벚꽃나무만으로도 화사함은 충분했다. 거기서 환...

[한강로에서] ‘물 한 컵’이 온전하게 채워지려면…

평소 야구 경기 관람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6년 만에 다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는 가뭄 속 단비처럼 반가웠다. 한국팀에 대한 기대감도 사뭇 컸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

[한강로에서] ‘값’과 ‘의미’…AI와 함께 산다는 것

‘봄은 아름다웠지만,/나는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 좋았다./빛 속에서,/상처 속에서,/죽음 속에서,/나는 빛나지 않은 것이 좋았다./내 삶과 죽음은 기쁨과 슬픔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

[한강로에서] 민심의 바다에는 누가?

3월8일 전당대회가 가까워지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간 대결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른바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안철수 후보와 천하람...

[한강로에서] 집 밖은 위험해

아주 가난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썩 풍족하지도 않았던 어린 시절에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움직이면 죄다 돈이다.” 집을 나가 돌아다니다 보면 필시 돈이 들게 되고, 그러...

[한강로에서] 민주당, ‘단일대오’ 말고 ‘중첩대오’로 가야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국민이 많다.” 이는 얼마 전 한 야당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어느 당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똑같이 민심에서 멀...

[한강로에서] 부끄러움 없이 ‘민생’을 입에 올리지 말라

지난 연말, 집에서 가까운 버스정류장 부근에 현수막 하나가 내걸렸다. “민생 뒷전, 방탄국회 규탄, 민생보다 ‘그분이’ 먼저입니까?”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

[한강로에서] 새벽 3시에도 움직여야 하는 ‘삶’이 있다

지난 늦가을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꼭 해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해 밤늦도록 끙끙거리다 새벽 3시쯤 바람을 좀 쐴 심산으로 거리에 나섰다. 인적은 거의 끊겼고, 가끔 취객 몇 명이...

[한강로에서] 그대들이 있어서 꺾이지 않았다

# 2002년 6월4일, 그 특별한 날 부산에 있었다. 한일월드컵대회의 첫 한국 경기가 열린 경기장은 온통 열기로 가득했다. 폴란드와 맞붙은 이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그토록 간절...

[한강로에서] ‘자유’는 자유로운가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 사랑은 꽤나 유별나다. 가히 그의 최애 단어로 불릴 만하다. 대통령 취임식부터 유엔 총회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공식 석상에서 행한 여러 연설에서 이 자유라는 말...

[한강로에서] 참을 수 없는 책임의 가벼움

나름으로 꽤 오랜 기간 익숙하게 마주해 왔다고 생각하는데도 말은 늘 대하기가 어렵다. 안타까운 참사로 인해 마음이 가뜩이나 무겁고 참담한 상태에서 툭툭 던져지는 말들의 해괴함이 그...

[한강로에서] ‘24시간 깨어있다’더니…

150명이 넘는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이태원 압사 참사가 일어난 지 이틀이 지난 10월의 마지막 날 오후에 사고 현장을 찾았다. 직접 보지 않고는 마음이 편치 않고, 함부로 말하기...

[한강로에서] ‘헛바퀴’ 국감, 민생이 또 치인다

국회의 10월은 특별하다. 여느 때보다 더 많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의원 보좌진도 이 시기에는 밤잠을 설쳐가며 분주히 움직인다, 정부 기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한강로에서] 말이 부끄러워질 때 나라도 부끄러워진다

현재 방송 중인 한 소화제 광고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든지 소화해내고야 만다. 그것도 시원하게.” 그만큼 다양하게 많은 음식을 만들어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

[한강로에서]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마을’

지난 연휴 기간에 가까운 친구들과 남쪽의 한 나라를 다녀왔다. 그 나라는 따뜻한 날씨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도 따뜻하다는 느낌을 줬다. 그리고 또 하나 마음을 끈 것은 아이들이다. ...

[한강로에서] “좋아, 빠르게 가”의 함정

‘자유’와 ‘국민’.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 가장 많이 내놓은 단어가 이것이다. ‘자유’는 이미 취임사에서 35회, 77주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33회 언급돼 대통령의 ‘최애’...

[한강로에서] 제발 상처에 소금은 뿌리지 말자

때로는 큰 재앙으로 인해 생긴 생채기보다 그 재앙을 대하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처신 탓에 다친 마음이 더 크게 쓰라린 경우가 있다. 2020년 여름 엄청난 폭우로 홍수 피해를 입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