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나를 외면하지 말게

책장을 넘기다 눈물 글썽한 순간을 맞는다. 시집도, 소설책도, 철학책도 아니다. 경기문화재단의 프로젝트 보고서로 출간된 《진심대면-한 사람을 위한 예술》이라는 작은 화보집이다. 책...

[시론] 차마 하지 못할 일

노비제도가 있던 조선시대, 증손자를 본 어느 할아버지 얘기다. 손자 내외는 일 때문에 한양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둔 손주며느리가 또 임신이 되어 젖이 부족했...

5․18 역사왜곡처벌법은 차악으로 선택한 불가피한 고육책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이 지난 12월9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우리 ...

[시론] 결국 여기까진가?

언제나 빈틈없이, 기대 이상의 연주를 들려주는 이에게 물었다. “그 음악성은 타고나신 거죠?” 이런 질문에 순순히 ‘그렇다’고 답하는 이가 드물긴 하지만, 그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

“코로나 대입 문제없게 하겠다”면서…대학별 고사는 손 놓은 교육당국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본격적인 대학입시의 막이 올랐다. 각 대학에서 논술 및 면접 전형이 줄줄이 이어지면서다. 문제는 일부 대학에서 확진자의 대학별 고사를...

박물관은 되는데 국악원은 왜? [송혜진의 시론]

국립국악원이라는 곳이 있다. 국가 음악원으로서의 역사는 1500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로 따지면 내년에 70년을 맞는 유서 깊은 국가기관이다. 옛 음악의 전통을 오늘에 전하고...

[차세대 리더-정치]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 지난 7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은 천박한 도시”라는 발언을 하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이 문구를 백드롭에 내걸면 여권을 ...

[시론] 그 범은 왜 내려왔을까

《범 내려온다》가 화제다. 실력파 판소리 싱어들로 구성된 국악밴드 이날치, 이색적인 비주얼로 무장한 엠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춤추고 노래하는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 속 노래다. ...

[시론] 늙는 줄도 모르게

“너희 선생님은 어떤 분이셔?” 질문을 받은 제자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그냥 돌아온다. 이 일을 전해 들은 선생이 제자에게 묻는다.“너는 왜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 말에 대...

[시론] 초상화 주인공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이 집을 살까 하는데~ 어떨까?”“예전에는 궁궐 가까운 요지였지만 지금은 사방에 이웃도 없고 바위, 소나무, 시냇물로 둘러싸인 외진 곳이잖아요. 조정과 시장이 아득히 멀고 도둑과...

[시론] 영화 《소리꾼》과 《미녀와 야수》

조정래 감독의 영화 《소리꾼》을 연이어 다섯 번 봤다. 상업성과 거리가 먼 주제로 영화를 만드느라 어려움이 많다는 소문을 듣던 중이었고, 하필이면 코로나19로 극장이 텅텅 비는 시...

[시론] BTS, ‘울려라 대취타’

옛 행진음악 ‘대취타’를 검색하면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대취타에도 BTS에도 관심 없는 이들에게는 딴 세상 얘길지 모르겠지만, ‘왜?’라고 ...

[시론] 시험 삼아 맛보지 말라

500년 전쯤, 한 선비가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국립의료원에 근무하던 중 좋은 약재가 많이 생산되는 강원도에 파견됐던 어느 의사의 목격담이다. 이 의사가 강원도에 처음 소임을 ...

[시론] 행복한 ‘돈타령’

《돈타령》이라는 노래가 있다. 누구든지 예상치 않은 돈이 생겼을 때 ‘이놈의 돈아, 어디 갔다가 이제야 오느냐’며 열렬히 환영하면서 부르는 노래다. 돈이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이...

대교협 "학종 비율 줄이고 정시 입학 늘린다"

고2 학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내년 대학 입시부터 정시 모집 선발 비율이 늘어난다. 상대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수시 모집 비율은 줄어든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

[시론] 언제 다 같이 모여 놀까

인파에 치일지라도 그 여럿 속에 끼어 한바탕 놀다 와야 성이 풀리는 꽃놀이 철이 그냥 지나간다. 언제든 날만 잡으면 그만이었던 평범한 일들이 ‘못 해서 아쉽고, 꼭 하고 싶은 것’...

[시론] 강제된 격리 일상 조금 덜 불행하게

‘이만하기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를 ‘격리’ 상황이다. 국가는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제안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한다. 걱...

혐오 표현을 거부할 자유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소위 지식인이라는 이름표를 이마에 붙이고 공적 매체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그럭저럭 사반세기가 됐다. 그동안 내가 부여잡고 달려온 질문은 개인과 평등 공동체라는 화두다. 최근 들어...

트랜스젠더가 안전해야 나도 안전하다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남성, 여성을 막론하고 페미니즘 이론계 바깥의 사람들은 젠더라는 말을 무척 어려워한다. 하지만 이들이 아주 쉽게 이해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트랜스젠더다. 성전환수술을 받아 태어났...

[한국의 연쇄살인범] 부자와 여성들을 증오한 사이코패스

유영철의 연쇄살인을 촉발한 것은 맹목적인 적대감과 삐틀어진 증오심이었다. 청소년기부터 소년원을 들락거리던 유씨는 친구 소개로 마사지사인 황아무개씨와 만나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