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과학의 어머니'는 나노 기술
  • 안은주 기자 (anjoo@e-sisa.co.kr)
  • 승인 2001.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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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분자 조작해 신물질 창조.. 새로운 산업혁명 주도할 듯
나노 기술(NT)은 정보 기술(IT) 바이오 기술(BT) 환경 기술(ET) 등 모든 분야의 발전을 이끌면서 21세기 산업혁명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내다본다.


나노가 IT와 만나면 지금의 반도체보다 처리 속도와 저장 용량이 천배 이상 높은 테라비트급 전자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 국회도서관의 모든 정보를 손톱만한 칩에 담을 수 있고, 노트북이 손목 시계처럼 작아질 것이다. 환경과 만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분진과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데 쓰일 수 있고, 고성능 배터리나 양자 태양 전지를 개발하는 등 에너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군사 기술과 만나면 곤충 크기만한 초미니 무인 비행체와 같은 소형 로봇을 만들어낼 것이다. 나노 입자를 이용하면 미국 공군이 개발 중인 ‘카멜레온 비행기’처럼 주변 환경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물체도 개발할 수 있다.
나노 기술이 모든 과학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까닭은, 물질을 분자 또는 원자 단위에서 규명하고 제어할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원자와 분자 들을 적절히 결합해 기존 물질을 변형하거나 신물질을 만들어 냄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열고 있는 것이다.
희랍어의 나노스(난쟁이)에서 따온 나노는 물질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1959년 미국의 리처드 파인만 박사가 “원자를 제어해 전세계의 모든 정보를 200분의 1인치 크기로 정육면체에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예언함으로써 그 개념이 처음 알려졌다. 그 후 1981년 IBM 연구진이 전자 주사 현미경을 발명해 원자나 분자를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나노 기술이 21세기에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몇 년 전부터 나노 기술 개발에 앞다투어 투자해 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나노연구팀을 꾸리고 예산을 지원하는 등 선진국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현재 선진국 기술의 25%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우리 나노 기술로는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도체 기술이나 생명공학의 몇몇 기술을 디딤돌로 삼는다면 소자나 재료, 나노 바이오 분야에서는 추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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