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둔갑술 “나는 못 속여!”
  • 나권일 (nafree@sisapress.com)
  • 승인 2002.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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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원산지계장 오재석씨(50)는 국산과 수입산 농축산물을 감별하는 전문가다. 오씨는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상인들에게는 ‘저승사자’로 불린다. 재래 시장이건 대형 마트 정육점이건 오씨만 나타났다 하면 오금을 못 편다.




오씨는 20여년 동안 현장에서 노하우를 축적했다. 한우는 손칼로 작업하기 때문에 고기 부위에 칼자국이 여러 차례 남는다. 그에 비해 수입산은 기계로 한번에 깔끔하게 처리한다. 한우는 갈비 부위에 덧살이 많이 붙어 있지만 미국산은 갈비 부위만 3개씩 정확하게 포장되어 있는 점도 다르다.


또 중국산 도라지는 섬유질이 많아 둥그렇게 말리는 경향이 있고, 중국산 콩나물은 콩의 떡잎 부위에 움푹 들어간 작은 보조개가 없다. 시장 상인들은 중국산 고추에 국산 고추씨를 넣어 빻은 뒤 국내산이라고 속이고, 중국산 생강에 밭흙을 여러 번 묻혀 국산으로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씨는 소비자들의 국산 선호 심리를 이용해 상인들이 속임수를 부리는 현장을 신고(1588-8112)하면 언제라도 달려가 적발하고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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