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대학 공부 1인3역 순천 아줌마
  • 나권일 (nafree@sisapress.com)
  • 승인 2002.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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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연향동에서 대형 할인마트를 운영하는 이회숙씨(39)는 인물 자랑 말라는 순천에서도 알아주는 당찬 아줌마이다. 차별받는 여성들을 위해 ‘여성의 전화’ 준비위원을 맡고 있는가 하면, 올해 초에는 검찰청 앞에서 ‘정간법 개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 첫 주자를 자청해 언론개혁운동에 참여했다.




한 대기업 할인점은 이씨가 지역 상인들과 똘똘 뭉쳐 ‘교통 체증’과 ‘주민 동의 부족’을 이유로 개점 반대운동을 펼치는 바람에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순천에 발도 못붙이고 있다. 지역 토종 상인들의 벌떼 같은 생존권 주장에 돈많은 대기업이 쩔쩔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열아홉 나이에 장사에 뛰어든 그녀는 중고 자동차 매매상과 슈퍼마켓을 거쳐 지금은 어엿한 중소기업인이 되었다. 하지만 고생한 시절을 잊지 못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늘 앞장서곤 한다.


이씨는 초등학생 딸과 아들을 둔 어머니이면서 뒤늦게 순천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만학도이기도 하다. 그녀는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자신의 재능과 이윤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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