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럭비공 행보’ 첨단 위성에 ‘딱 걸렸어’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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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를 예보하는 일은 소나기를 예보하는 것만큼 어렵다. 바람을 타고 떠다니기 때문에 언제, 어디로, 어떻게 이동할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첨단 장비의 도움으로 황사의 움직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본의 정지 기상위성과, 미국의 극(極)궤도 위성의 역할이 크다. 36,000km 상공에 떠 있는 정지 기상위성은 지구와 같은 속도로 돌면서, 한 시간에 한 번씩 동아시아를 촬영한다. 기상청 예보관리과 정관영 연구관은 “한 곳만 일정하게 촬영하기 때문에 황사의 움직임이나 규모를 관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송 사진의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극궤도 위성은 지상 850km쯤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전송 사진의 해상도가 선명하다. 제대로 황사가 찍히면 발생 여부는 물론 높이·이동 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 위성 역시 단점이 있다. 지구와 다른 속도로 돌기 때문에 사진 찍는 시각과 지역이 일정하지 않다. 즉 황사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고 해도 이 위성이 그 모습을 찍을 확률은 극히 낮은 것이다.


한국이 갖고 있는 시스템은 부유분진농도측정기(TSP)와 라이더(Lider)가 전부이다. TSP는 대기 중의 먼지를 모아, 10분 단위로 먼지 입자의 농도를 측정해 전송한다. 현재 서울 관악산·군산·안면도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동안 발표된 서울 시내 먼지 농도는 모두 관악산에서 측정한 자료를 근거로 했다. 기상청은 TSP를 백령도·인천공항·흑산도·광주·강릉·울릉도 등 열세 곳에 더 설치할 예정이다.


라이더는 빛을 수직으로 쏘아서 황사를 측정한다. 빛은 먼지층에 부딪히면 불규칙하게 흩어지는데, 이때의 산란 계수를 통해 황사의 너비·두께 등을 재게 된다. 라이더는 현재 한 곳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은데, 기상청은 다섯 곳에 더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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