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 일으킨 훌리건 ‘징역 10년’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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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법의 상관 관계/선수에게 침 뱉은 관중 ‘벌금 3만원’



6월13일 중국과 터키전이 열린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전반 25분께 관중석으로 날아든 공을 중국 치우미(응원단) 한 사람이 마치 야구공인 양 자기가 갖겠다고 끝까지 버티고 있었다. 볼 스태프와 자원봉사자가 돌려달라고 사정했지만 그는 버럭 화를 내며 버텼다. 승강이 끝에 이 중국인은 경기가 진행 중인 그라운드 안으로 볼을 뻥 차버렸다.


관중석으로 날아온 축구공은 보통 다시 그라운드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이 중국인처럼 축구공을 돌려주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간다면 현행법에서는 어떻게 처리할까.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축구와 법의 상관 관계를 따져본다.


공을 돌려주지 않고 가져간다면? 월드컵 경기장의 공은 국제축구연맹 소유이므로 소유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가져갔을 경우 원칙상 절도죄가 성립한다. 하지만 이 행위는 사회 상규에 크게 어긋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처벌받지 않는다.


훌리건 난동은 무슨 죄? 우리나라에서 훌리건이 난동을 벌인다면 형법상 ‘소요죄’에 해당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천5백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단순한 음주 소란은 ‘경범죄처벌법’상 5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다.


훌리건의 난동으로 파괴된 차의 보상은? 차량이 가입되어 있는 보험회사로부터 손해 보상을 받는 것과 별도로 훌리건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훌리건을 단속할 권한이 있는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능할 듯하다. 이는 살인 피해자 가족 모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범죄피해자구조법’에 규정된 경우에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선수에게 침을 뱉은 관중은? ‘폭행죄’와 ‘경범죄처벌법’ 위반 모두에 해당한다. 그러나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잘못으로 간주되어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기 쉽다. 벌금은 3만원이다.


경기장에 오물을 던진 경우는? 단순히 오물을 경기장에 던지려는 의도였다면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범칙금 5만원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관중석 뒤편에서 오물을 던지는 것은 미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려는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형법상 ‘재물손괴죄’로 처벌된다. 물론 오물을 던진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옷을 못쓰게 만들었을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명백한 오심으로 경기에서 졌는데 심판이 뇌물을 받은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국제축구연맹의 승복 여부와 상관 없이 승부는 법적 소송 대상이 아니다. 승패를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심판이 뇌물을 받았다면 형사 책임을 지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그 심판을 상대로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고의적인 반칙으로 선수 생명이 끝났다면? 경기 중 행동은 정당한 행위로서 거의 대부분 불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상해를 가하기 위한 반칙이 인정될 경우는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상대 선수와 그 선수 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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