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가수의 명동블루스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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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한때 문인들의 본향이었다. 청동다방에 가면 종일 그곳에 죽치고 앉아 문학 청년들과 정담을 나누는 공초 오상순을, 대폿집 은성에 가면 결코 안주를 시키는 법 없이 막술만 먹는 시인 천상병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시절 기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문학 카페’가 명동에 문을 열었다. 9월6일∼11월29일,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외국인 노동자를 돕기 위해 매주 금요일 밤마다 개장하기로 한 이 카페의 첫 초대 손님은 시인 신경림씨(67)와 가수 한영애씨(43). “항상 대중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여러 사람 앞에 서니 떨린다”라고 말문을 연 노시인은 “문학청년 시절에는 명동에서 왔다갔다해야만 뭔가 되는 줄 알았다”라는 순진한 고백으로 관객들을 웃겼다. 노랫말이 범상치 않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가수 한씨 또한 “시를 읽다 보면 좋은 그림이 떠오른다. 노래를 부를 때면 (머리 속으로) 그 그림을 꺼내 본다”라는 시적인 인사로 박수를 받았다.
명동 문학 카페에는 앞으로 박완서-전인권, 김지하-조용필(미정), 고은-이은미 커플이 출연할 예정이다. 문의 02-313-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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