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기억되기 바라는 ‘어느 혁명가의 초상’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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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이와 미선이는 기억하지만, 제종철씨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두 여중생을 촛불로 되살린 이가 제종철씨라면 사람들은 그를 달리 볼 것이다. 하지만 그를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두 여중생처럼 그도 세상을 떠나면서 오래 기억되는 사람으로 남게 되었다.

2003년 11월20일 제씨는 서른다섯 번째 생일날 세상을 떠났다. 지하철에 치여 숨진 것이다. 경찰은 사고사로 보지만, 동갑내기 아내는 지금도 의문사로 본다.

그런 제씨가 지난 12월22일 책으로 되살아났다.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십시일반 글 추렴을 해 <어느 혁명가의 초상>을 펴내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대표 집필은 민주노동당 경기도지부장으로 제씨와 함께 촛불 시위를 이끌었던 이용대씨(49)가 맡았다. 출간은 난산이었다. 제씨가 요절한 탓도 있지만 ‘난 사람보다는 된 사람’이기를 추구했던 젊은 사회운동가였기 때문이다.

“종철이는 늘 운동의 밑거름이었다. 거름이 삭아 없어지듯, 그가 세상에 남긴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라고 이용대씨는 말했다. 저자는 책을 통漫?捉?제종철을 기억하는 이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시대의 아픔을 세상에 알린 그의 ‘초상’이 이번 책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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