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만 외워도 유쾌·상쾌·통쾌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5.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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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쉽게 명상하는 법
명상에 대한 오해는 수없이 많다. 어떤 이들은 명상을 초자연적인 힘이나 초과학적인 능력으로 치부하고, 어떤 이들은 명상을 눈감고 앉아 조용히 묵상하는 것 정도로 이해한다. 그러나 명상은 그렇게 무모하고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미국에서 활동한 바 있는 에크나트 이스와란(명상가)은 명상을 ‘우리 마음 속에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응축해내기 위한 체계적인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이스와란은 더 나아가 명상을 ‘고향으로 가는 여행’에 빗댄다. ‘우리는 고향으로 가는 길에 어슬렁거리는 야수들과 맞서 싸우고, 소아(小我:사리사욕에 사로잡힌 나)라는 늙은 왕이 우리를 대신해서 다스려온 우리의 옛 성을 되찾아야 한다…’(<명상의 기술>, 강 출판사). ‘야수’란 우리를 물고늘어지는 이기적인 욕망과 부정적인 감정을 뜻한다.

명상은 이 야수들을 몰아내고, 우리 마음 속에 잠재된 능력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방법으로 꼽힌다. 명상은 충동이나 욕정, 격정 같은 야수의 힘을 서서히 빼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한국명상센터에서는 선법(仙法)과 연결한 명상으로 사람들을 ‘참 나[我]’로 이끈다. 그 덕에 성격이 달라지고, 대인 관계가 좋아지고, 혈색이 나아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단월드에서는 웃음 명상이나 뇌 호흡 명상 등으로 지쳐 있는 사람을 활기찬 사람으로 바꾸어놓는다(오른쪽 상자 기사 참조).

단조로운 소리 반복하는 것도 효과

앉거나 누워서 하는 명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원도 원주시 판대리에 있는 ‘아침을 여는 풍경’에서는 독특하게 다이내믹 명상을 통해 사람을 ‘개조’한다. 이 명상법은 이름처럼 다이내믹한 음악으로 뼛속까지 울리게 하거나, 펄쩍펄쩍 뛰거나 소리 지르는 행동 등을 통해 마음을 다스린다. 다이내믹 명상과 쌍둥이라 할 수 있는 쿤달리니 명상도 몸을 흔들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데바바니 명상은 아무 의미 없는 단조로운 소리, 예컨대 ‘라라라’ 같은 소리를 내면서 마음을 다스린다(이 명상법은 자신이 모르는 무의식의 언어를 사용해 효과를 높인다). 달리기 명상도 야수들을 물리치는 데 자주 이용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방법이 있다 한들 스스로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법. 사람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명상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교사 김영년씨는 “매일 한 시간씩 가만히 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라고 말한다. 명상 전문가들은 바쁜 현대인들의 변명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들은 충고를 잊지 않는다. “명상은 반드시 조용한 장소에서 하거나, 따로 시간이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이 명상이라고 강조한다.

이스와란은 특이하게도 명상을 성공으로 이끌고 싶은 사람은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기도문’을 외우라고 말한다. 자신이 체험한 결과 이 기도문이 가장 광범위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도문의 ‘주’를 어디에나 있는 존재,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존재로 여기라고 덧붙인다.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문은 다음과 같다.‘주여, 나로 하여금 당신의 평화를 지키게 하는 사도가 되게 하옵소서/증오의 밭에는 사랑의 씨앗을 뿌리게 하옵시고/무례한 자를 용서하게 하옵시며/불신자를 믿음에 들게 하옵시고/절망의 밭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게 하옵시며/어둠에는 빛이 되게 하옵시고/슬픔에는 기쁨이 되게 하옵소서. 오, 운명의 주인이시여/나의 아픔을 위로받기보다는/다른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게/내가 이해받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내가 사랑받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하옵소서/우리는 줌으로써 받고/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자신이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스와란에 따르면, 기도문을 외울 때는 편안히 앉아 눈을 부드럽게 감는다. 그리고 명상 자세가 제대로 잡히면 몸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지면서 더 이상 억지로 무엇을 할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된다. 그 상태에서 천천히 기도문을 외워 나간다. ‘주여……나로 하여금…당신의……평화를 지키는……’ 말 사이의 ‘공간’은 각자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위한 자리들이다. 또 하나, 기도문을 욀 때는 어떤 잡념에도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오직 기도문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새벽과 해질 무렵이 가장 좋은 시간대

이처럼 집중만 할 수 있다면 좁은 빈자리에서도 얼마든지 명상이 가능하다. 명상을 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새벽과 해질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새벽 4~6시에는 우주의 대기가 영적인 힘으로 충만해 있다. 이때에 일어나 수행하면 혼란스럽지 않은 맑은 마음으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해가 질 무렵은 하루 종일 긴장된 몸과 마음을 자유스럽게 이완하기 좋은 시간이다.

그렇지만 명상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의지이다. 의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장소에서, 아무리 좋은 음악을 들으며 명상을 해도 실패하기 쉽다. 명상 전문가들은 의지력이 약한 사람들은 아내나 친한 친구 두세 명과 함께 아침 저녁이나 혹은 점심 때에 한자리에 모여서 명상을 함께 하라고 말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쉽게 집중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매일 정해진 시간 동안 명상을 해야 한다. 이때 시간은 하루 15~20분(초보자)에서 1시간(중급자·고급자)이 좋다. 달리기처럼 명상도 1주일에 한두 번 두세 시간 동안 하는 것보다 매일 20~30분씩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막상 명상에 임하면 졸음의 공격을 받는다. 졸음에 져서는 절대 안된다. 졸음이 몰려오면 자신을 다그쳐 척추를 똑바로 펴고 더욱더 기도문이나 다른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명상 전문가들의 졸음퇴치법이 도움을 줄지 모른다. 그들은 잡념이나 졸음이 몰려오면 ‘요놈들아, 한번 해보자! 지금부터 한 놈씩 나와’라며 일종의 주문을 왼다.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은 졸음의 파도, 손발의 저림, 벌레가 꼼지락거리는 듯한 가려움, 갑갑증 따위를 격퇴한다.

초심자들에게는 그 일조차 어려울 것이다. 잠에 조금이라도 더 굴복하고 싶다면 명상하기 전에 가벼운 산책을 하고, 명상할 곳의 공기를 환기하고, 물 한 모금을 마시는 식으로 미리 마음을 다스려놓을 필요가 있다. 만약에 이 모든 과정이 복잡하고 따라 하기가 어렵다면 스승을 찾는 것이 낫다. 그들은 당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겸손한 마음, 용기, 결의 따위를 누구보다 쉽게 관찰해낸다.

명상가들에 따르면, 명상이라는 여행은 인생에서 경험하는 여행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흥미로운 여행이다. 그 여행을 몇 달 동안 지속하면 몸과 마음에 서서히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들뜬 마음이 진정되고, 직관력이 생기고, 연민·기쁨· 이해심 같은 감정이 충만해진다. 여러분도 이미 그 여행길에 들어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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