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세상] 왜곡된 욕망 출렁이는 ‘범죄의 바다’ 인터넷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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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루에 몇 시간쯤 인터넷에 접속하는가? 최근 김영문 교수(계명대·경영정보학과)가 20~ 50대 5백39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나라 사람 절반 정도가 하루 1~3시간(46.1%)씩 인터넷을 이용한다. 인터넷과 만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학생들은 주로 ‘게임’(29%)을 하기 위해, 일반인은 ‘업무 수행’(22.3%)을 위해 인터넷을 드나들었다.  

 
문제는 이용 시간의 길고 짧음이나, 이용 목적에 있지 않다. 인터넷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영문 교수는 응답자들이 한국 인터넷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각종 도용과 사칭(23.8%), 무분별한 사이버 테러(16.5%), 불법 자료 유통(17.7%) 등을 꼽았다”라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 범죄는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00년 국내 사이버 범죄 건수는 2천4백44건이었다. 그런데 불과 3년 사이에 6만8천4백45건으로, 30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 11월,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신상 공개한 제7차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5백57명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청소년을 성 매수한 사례가 전체 성 매수 건수의 78.1%를 차지했다.

 인터넷이 범죄의 온상이 되는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일부 문화 비평가들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규율화하지 않은 욕망의 흐름으로 가득 찬 분열증의 세계’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비방 문화, 엽기 문화, 포르노그래피가 출렁거리는 바다라고 설명한다. 인터넷 전문가 홍윤선씨는 “어딜 가더라도 비슷비슷하고 의미 없는 내용이 가득 차 있다. 쓸 만한 정보를 찾는 일이 쓰레기통에서 동전을 찾는 것만큼 어려울 정도로 무질서한 공간이 되었다”라고 비판한다. 

 그런데도 인터넷을 멀리하지 못하는 것은 현대인들의 숙명이다. 기자도 오늘 하루 인터넷 바다에서 낯 뜨거운 스팸 메일과, 쓸모없는 정보들과 힘겨운 싸움을 했다. 스팸 메일 중에는 범죄 소지가 다분한 내용도 꽤 있었다. 피할 수 없다면 만남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햇빛을 피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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