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열풍? 70 지고 80 뜬다
  •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
  • 승인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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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에서 음악 시장 본격 주도

 
7080 붐 덕분인지 기성세대가 가볼 만한 봄맞이 공연이 여러 군데 눈에 띈다. 4월22일과 23일 서울 충무 아트홀 개관을 기념하는 스페셜 콘서트에 나서는 김수철과, 4월29일부터 내리 사흘간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관객과 만나게 될 변진섭의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김수철은 <못다 핀 꽃 한 송이> <젊은 그대>로 1980년대 중반을 풍미했고, 변진섭은 <홀로 된다는 것> <너에게로 또다시>와 같은 곡으로 1980년대 후반을 강타한 인물이다. 19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지금의 기성 세대 음악 팬들의 뇌리에 저장된, 이른바 ‘80’세대의 슈퍼스타들인 셈이다.

이문세의 1980년대 발라드 리메이크 붐

두 가수의 공연은 앞으로 관객의 취향이 ‘7080세대’ 음악에서 ‘80세대’ 음악으로 옮겨갈 것임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최근 열리고 있는 노장 콘서트들을 보면 겉으로는 ‘7080세대’를 내걸고 있지만 무게 중심은 압도적으로 ‘80세대’에 쏠리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대중 음악의 성공 방식으로 떠오른 ‘리메이크’ 유행에서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년 벽두에 공전의 히트를 거둔 이수영의 <광화문 연가>를 비롯해 많은 가수들이 이문세의 골든 레퍼토리를 경쟁적으로 리메이크했다. 이문세는 1980년대 중반 발라드의 새 장을 연 주인공이다.

이문세는 “요즘 인기 가수들이 어린 시절 음악에 막 눈을 떴을 때 내 노래가 있었기 때문에 리메이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말은 지금 신세대 가수든 팬이든 추억의 정점이 ‘80세대 음악’임을 뜻한다. 사실 그들한테 70세대 음악은 거리가 멀어 좀 부담스럽다. 물론 공연장에 70세대도 많이 오지만 관객층은 그들보다 80세대가 훨씬 두텁다.

 
막상 콘서트 장을 찾는 기성 세대 관객에게는 차라리 1970년대보다는 1990년대 초반 음악이 더 리얼한 추억을 자극하는 편이다. 때문에 조만간 추억의 콘서트는 ‘7080’이 아닌 ‘8090’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공연 관계자도 많다. 90세대의 음악도 복고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싶지만, 서태지와아이들만 해도 데뷔한 지 벌써 13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것을 보면, 이해가 간다.

70세대 음악은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젊게 느껴진 80세대 음악이 ‘고전’ 대열로 올라섰다는 것은 386세대가 음악도 점령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젊은 시절 군사 독재와 대치하면서도 가장 풍요한 음악을 경험한 그들은, 기성 세대가 된 지금 어떤 세대보다도 청춘기 음악에 강한 향수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하여 현재 음반과 공연 분야 종사자들은 기획의 초점을 철저히 ‘80세대’에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80세대의 음악이 득세하는 것은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다. 구미 음악계에도 80세대의 강풍이 불고 있다. 현재 미국 음악계는 올해로 8년째를 맞는 <록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Rock Never Stops)>라는 정기 공연에 어느 해보다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에는 관객이 없어 고전했으나 ‘화이트 스네이크’ ‘워렌트’ 등 1980년대를 장식한 록그룹들이 출연한 2003년에는 스물네 차례 무대에 8만5천명 관객이 운집해, 1백10만 달러의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록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 미국에서 대박

아직 집계는 되지 않았지만 작년에는 수익 그래프가 더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빌보드>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시작될 올해 공연에는 브라이언 애덤스·‘데프 레파드’·‘신데렐라’ 등 더 굵직한 이름들이 출연 명단에 올라 있어 기획팀은 내심 대박 꿈에 부풀어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에도 우리와 같은 ‘80그룹사운드’ 트렌드가 자리를 잡은 셈이다.

 
<록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공연의 프로모터인 존 도마골은 “솔직히 1970년대 노래를 들었던 사람들은 이제 콘서트에 자주 오지 않는다.  40대가 된 1980년대 음악 경청 세대가 가장 적극적이다. 게다가 그들은 대부분 10대인 자식들을 데리고 온다. 이 공연은 새로운 세대의 관객을 창출하는 데도 성공적이다”라며 고무적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마침 올해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그룹인 아일랜드 출신의 ‘유투(U2)’와 ‘프리텐더스’가 입적했다. 80세대 음악이 마침내 전설의 반열에 올랐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미국 언론은 1980년대 밴드들에게 ‘현대의 새로운 클래식 록’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마저 기꺼이 붙여주었다.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 사회에 부는 보수주의 바람에 의해 레이건과 부시 보수 시대의 음악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기성 세대 관객이 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80세대의 떠오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80붐’이다. 80세대와 그 시절 음악이 역사의 중심만이 아니라 ‘시장의 주인’으로도 솟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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