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판세 막상 막하
  • 이숙이 고제규 기자 (sookyiya@sisapress.com)
  • 승인 2005.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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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국회의원 재·보선

4.30 재보선, 누가 뛰나

국회의원 선거 6곳, 기초단체장 선거 7곳을 포함해 전국 44개 선거구에서 치러질 4·30 재·보선의 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무너진 과반 의석을 어떻게든 만회하려는 열린우리당과 어떻게든 이를 저지하려는 한나라당 사이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전투가 볼거리다. 3 대 3이면 무승부, 어느 정당이든 4곳을 확보하면 그 정당이 승리하게 되는 4·30 국회의원 재·보선 현장의 초반 분위기를 살펴본다. 

성남시 중원구/4당 4색 인물론 예측 불허 대접전
  

 
성남시 중원구는 4월30일 재·보선 지역 가운데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열린우리당·한나라당·민주노동당·민주당이 모두 후보를 낸 유일한 지역이다. 열린우리당 이상락 의원이 17대 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중도 하차하면서 이곳은 일찌감치 ‘중원의 혈투’가 점쳐졌다.

열린우리당은 조성준 전 의원을 공천했다. 조후보는 중원구의 터주대감이다. 1992년 14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조후보는 15대·16대 총선에서 연거푸 당선했다. 하지만 지난 17대 총선 때는 출마 자체를 접었다. 당적 변경에 따른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그는 열린우리당 창당과정에서 민주당을 택했다.

조후보는 지난해 탄핵 이후에야 열린우리당행 막차를 탔다. 지역구 출마를 접었던 그는 비례 대표 상위에 배정받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당내 개혁파의 반발로 그는 후순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조후보는 텃밭이나 다름없는 중원구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평화민주 개혁세력을 아래로부터 통합하겠다는 것이 조후보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총선 때 출마했던 신상진 후보를 다시 공천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그는 2만7천32표(24.8%)를 얻어 2위에 올랐다. 신후보에게 성남은 제2의 고향이다. 1984년 운동권 학생이던 그는 성남지역의 한 공장에 위장 취업했다. 늦깎이 의사가 된 뒤에는 ‘성남의원’을 차렸다. 대한의사협회장을 지내며 의사 총파업을 이끌었지만, 성남에서 그는 지역 숙원 사업이던 건축물 고도 제한 철폐 운동을 편 주인공이다. 신후보는 “지역 일꾼론을 부각하겠다”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정형주 후보는 중원구에서 10년 동안 진보의 씨를 뿌리고 키운 뚝심의 인물이다. 1994년 정후보는 진보 정치의 꿈을 안고 처음 출마했다. 당시 득표율은 8.9%.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계속 출마했다. 정후보는 어린이 방과후교실 운영과 농산물 직거래 등 생활 속의 진보 운동을 펼쳤다. 그 덕에 지난 17대 때 득표율이 20.8%로 껑충 뛰었다. 그는 후원회원만 2만명을 확보할 정도로 조직력이 탄탄하다. 정후보는 “조직 선거로 승부를 걸겠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다. 지난해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밑바닥을 다졌던 김태식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민주당은 대신 성매매와 전쟁을 폈던 김강자 전 총경을 후보로 확정했다. 그러자 지난 4월7일 김태식 전 의원이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씨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끝까지 완주를 다짐하고 있다. 나머지 후보들에 비해 지역 연고가 약한 김강자 후보는 “인물론을 펴겠다”라고 말했다.

성남 중원구는 인접한 분당구와 달리 서민층이 많은 지역이다. 호남 출신 유권자가 30%에 달한다. 지난 10년 동안 신한국당이나 한나라당 후보가 한 번도 금배지를 달지 못한 지역이다.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 김대중·노무현 후보가 압승을 거둔 곳이다. 역대 선거 결과로만 보면 열린우리당 우세가 점쳐진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는 지지 기반이 겹치는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민주당이 표를 나누어 가지면 한나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할 수도 있다. 성남 중원구가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접전 지역으로 분류된 이유다. 


경기 연천 포천/인지도 높은 고조흥 당선 자신하는데…

 
휴전선 접경 지역인 경기도 연천·포천은 열린우리당에게는 유독 가슴이 아린 곳이다. 이한동 전 의원이 내리 5선을 하면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이 지역에서 마침내 권력 교체를 이루었는데, 1년 만에 또다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측은 이철우 전 의원의 선거법 위반 사유가 아직도 납득되지 않는 데다, 이 전의원이 지난 한 해 한나라당의 색깔론 공세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더욱 전의를 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당초 ‘필승 카드’로 점찍었던 인사는 박선숙 환경부 차관이다. DJ +노무현이라는 상징성에다, 최초의 청와대 대변인, 공보수석 등을 거치며 쌓은 인지도가 만만치 않아서다. 한나라당에서도 박차관이 나오면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경계했을 정도다.

하지만 박차관이 한사코 고사하는 바람에 이 기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대신 열린우리당은 포천 출신인 장명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44)을 공천했다. 서울고와 고려대를 나온 장후보는 삼성전자에서 인연을 맺은 남궁석 국회 사무총장이 16대 국회에 진출하자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17대 들어서는 염동연 의원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염의원이 상임중앙위원에 당선된 후 공천이 결정되는 바람에 염의원이 밀어준 것 아니냐는 경쟁자들의 의심도 샀다.

한나라당에서는 17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고조흥 변호사(53)가 다시 도전장을 냈다. 사시 20기 출신인 고후보는 이철우 전 의원을 상대로 끈질기게 소송을 벌인 끝에 재선거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재공천이 예상되었다. 포천에서 태어나 서울 대광고와 경희대 법대를 나온 고후보는 2000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부장검사를 끝으로 법조계를 떠난 후 한나라당에 입당해 16·17대 총선에 출마했다. 하지만 16대 때는 자민련 이한동 후보에게, 17대 때는 이철우 후보에게 연거푸 패하는 불운을 맛보았다.

포천 15만, 연천 5만 명이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초반 판세는 일단 고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두 번이나 선거를 치러 인지도가 높고, 한나라당 고정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고후보측은 “인지도나 당선 가능성에서 고후보가 월등하다. 상대 후보가 이 지역 기반이 약해 쉽게 따라오기 힘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철우 전 의원측이 장명재 후보 공천에 흔쾌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장후보로서는 극복해야 할 대목이다. 이씨측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기도 전에 장후보가 이미 출마 움직임을 보였다며 불편한 기색이다.

하지만 장후보는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할 경우 금세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지도가 곧 지지도는 아니며, 이 지역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장후보는 “지역 발전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망이 높은 만큼 중앙 무대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역 발전안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로는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낸 이운구씨(51)가 출사표를 던졌고,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서울 광진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태희씨(47)도 무소속 후보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충남 공주·연기/‘심대평+정진석’ 돌풍 일으킬까

 
도 이전지로 확정된 충남 공주·연기는 당초 열린우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었다. 행정수도 이전 논란을 계기로 반 한나라당 정서가 하늘을 찔렀고, 자민련에 대해서도 더 기대할 것이 없다는 기류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자민련을 탈당해 중부권 신당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정진석 전 의원이 심지사의 지원을 업은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면서 판세가 미궁으로 빠졌다. 이 지역에서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44)의 경우 인지도가 높은 데다, 자민련 소속이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고, 생각도 고루하지 않다는 인식이 지역민 사이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대평 지사의 대권 도전에 대한 기대감도 만만치 않아 ‘심+정’이 상승효과를 일으킬 경우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를 겨냥한 듯 정후보는 “신행정수도 건설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결사체 출현은 불가피하다” “심대평 지사가 다른 대선 주자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우는 중이다.

열린우리당이 이 지역 후보 선정을 놓고 두 번 씩이나 헤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음에는 당내 경선을 통해 박수현 당 국정자문위원을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 후보 공천이 취소되었다. 박후보가 학력과 경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중앙선관위에 의해 고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정진석 전 의원의 출마에 불안해 하던 열린우리당 처지에서는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었다.

열린우리당은 곧바로 거물급 인사 영입 작전을 펼쳤다. 중부권 신당 바람을 잠재우고 과반 의석을 탈환하려면 연기·공주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하지만 당이 출마 의사를 타진한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김홍신 전 의원이 모두 고사했고, 열린우리당은 결국 기존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병령 전 대전 유성구청장(58)을 최종 낙점했다. 원자핵공학 박사로서 한국형 경수로 개발의 책임자를 맡았던 이후보는 2000년 자민련 소속으로 유성구청장에 당선되었지만, 지난해 17대 총선 때는 무소속으로 대전 유성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은 당 지지도가 우세한 이병령 후보와 개인 인지도를 앞세운 정진석 후보가 격돌하는 쪽으로 초반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두 사람 모두 자민련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이들에 맞서 ‘원조’ 자민련에서는 국회의원(박명환 전 의원) 보좌관을 지낸 조관식 후보(48)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진석 후보는 자민련 공천을 받지 못할 것 같으니까 탈당했다”라고 주장한 조후보는 조만간 무소속 후보의 거품이 빠지면서, 결국 원조 강자인 자민련 대 신흥 강자인 열린우리당 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후보 스스로도 자민련 지지도가 한나라당보다 낮게 나오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어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행정수도 역풍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는 한때 공천 포기를 검토한다는 소리가 나돌기도 했다. 여당의 과반 확보 저지를 위해 차라리 무소속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제1 야당이 후보를 안 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당 안팎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지난 17대 총선 때 이 지역 후보로 출마했던 박상일 민주화운동관련자연대 사무총장(47)을 재공천했다. “행정수도 후속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후 한나라당에 대한 정서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는 박후보의 한 참모는, 열린우리당의 공천 잡음에 대한 실망감과 무소속 후보가 지닌 한계론 등이 확산될 경우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공주농민회 회장을 지냈고 민노당 공주·연기 위원장을 맡고 있는 류근복 후보(62)가 출사표를 던졌고, 문화재청 부이사관을 지낸 임덕수씨(49)와, 공주 출신 김덕상씨(60)도 출마할 뜻을 비쳤다.

충남 아산/ 두 발짝 앞선 이명수 "대세는 결판 났다"

 
충청권의 한 지역 신문은 아산 재선거를 보도하면서 헤드라인을 이렇게 뽑았다. ‘변칙 공천 난무’. 이 신문 보도처럼 아산 재선거는 가히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
열린우리당 복기왕 의원이 의원 직을 상실한 이후 아산은 무주공산이 되었다. 그 틈을 심대평 지사의 ‘중부권 신당’이 파고들었다. 심지사는 자기 오른팔인 이명수 전 행정부지사가 당당히 중부권 신당의 깃발을 꽂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명수 전 부지사가 말을 갈아탔다. 열린우리당이 그를 영입해 전략 공천한 것이다. 중부권 신당의 돌풍을 잠재우기 위한 변칙 공천 성격이 강했다. 복기왕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자신과 맞섰던 적장을 영입하는 것은 자신을 두 번 죽이는 부관참시라고 반발했지만, 대안부재론에 묻혔다.

이명수 후보는 17대 총선 때 자민련 후보로 나서 3천여 표 차이로 복기왕 전 의원에게 석패했다. 공천을 확정하기 전인 지난 3월 말, 열린우리당이 아산 시민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이명수 후보는 국회의원 적합도에서 38.5%로 다른 후보들을 멀찌감치 앞서갔다. 열린우리당이 당내 반발을 무릅  쓰면서까지 굳이 이후보를 고집한 것은 이와 같은 높은 경쟁력 때문이다. 

이명수 후보에 맞설 한나라당 주자도 우여곡절 끝에 결정되었다. 당초 열린우리당 공천 경쟁에 나섰던 서용석 후보가 중앙당 결정에 반발해 탈당했다. 탈당한 서후보는 한나라당-자민련의 연합 공천을 바랐다. 하지만, 논란 끝에 한나라당은 이 지역에서만 여섯 번 출마했던 이진구씨를 공천했다. 6전7기에 나선 이씨는 “충절의 고장답게 아산은 변절자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거기간에 이후보는 이명수 후보의 ‘왔다갔다’ 행보를 물고늘어질 작정이다. 이후보는 “서용석 후보가 나를 지지해 반 이명수 전선이 형성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용석 후보는 지난 4월8일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 텃밭을 빼앗긴 자민련은 이번에는 후보도 못 낼 판이다. 아산시의원 17명 가운데 13명이 자민련 소속일 만큼 자민련은 아산의 맹주였다. 그러나 자민련 후보로 예비 등록을 한 원철희 전 의원이 돌연 사퇴하면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식물 정당이 되고 말았다. 

열린우리당은 재·보선이 치러지는 6곳 가운데 아산을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분류한다. 당내 반발이 수그러들면서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 자연스럽게 이명수대세론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열린우리당이 기대한 대로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지 가 관전 포인트다.

경북 영천/한나라당 아성 깨뜨릴 무기 있나

 
경북 영천은 한나라당 우세 지역이다. 그래서 본선보다 예선이 뜨거웠다. 정희수 전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이 9 대 1 경쟁률을 뚫고 한라나당 주자로 나섰다. 하지만 정후보는 시작도 하기 전에 중도 하차할 뻔했다. 사전 선거운동 때문이다. 전화 자원봉사자들을 고용해 전화 홍보를 한 혐의로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했다. 한때 한나라당은 후보 교체를 고려했지만, 사안이 경미해 의원직 유지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고향에 내려가 표밭을 다지고 있는 정희수 후보는 ‘새 얼굴’을 강조한다. 

열린우리당은 정동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공천했다. 정동윤 후보는 13대 때 민정당 후보로 영천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2000년에는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DJ 동진정책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16대 총선에서 득표율 33%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정동윤 후보는 “지역을 위해 봉사할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4월30일 영천시장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국회의원-시장 후보가 공동 유세를 펴게 되면,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이 유리하다.
반면 최근 지역민의 관심을 끌고 있는 공공기관 이전 변수는 열린우리당에 유리하다. 지역민들 사이에 ‘여당 후보를 뽑아줘야 공공기관이 하나라도 더 오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영천 선거의 주요한 변수는 문중의 지원이었다. 영천에는 밀양 박씨, 오천 정씨, 경주 김씨, 김해 김씨, 경주 최씨 등 이른바 5대 문중이 발휘하는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정동윤·정희수 후보 모두 오천 정씨로 같은 문중이어서, 이번에는 문중 변수가 약해졌다.

경남 김해 갑/중앙당 엄호 속 박빙의 3파전

 
김해 갑의 이변은 계속될 것인가? 경남 김해 갑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김해 갑과 을 모두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하면서 깜짝 이변을 일으켰다. 경상남도 전체 선거구 가운데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이 깃발을 꽂은 곳이다. 전국정당화를 표방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그만큼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열린우리당은 수성을, 한나라당은 탈환을 벼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정욱 해양수산개발원장을 내세웠다. 이후보는 마지막까지 권지관 전 부산경찰청장, 정영두 청와대 행정관과 경합했다. 경제 전문가를 선호하는 지역 여론에 힘입어 이후보가 공천장을 쥐었다. 해양 경제 전문가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그는 중앙에서 통하는 ‘중앙 일꾼론’을 강조한다. 중앙당은 이후보가 뒤늦게 선거운동에 뛰어든 약점을 총력 지원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지난 4월9일 선거사무실 개소식부터 문희상 의장이 직접 참여해 고공 지원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김혁규 의원과 김두관 전 장관 등 경남권 간판 인물을 상주시켜 총력 지원 체제를 갖추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출마자인 김정권 후보를 맞상대로 다시 세웠다. 김후보는 지난해 2천5백여 표 차로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석패했다. 김정권 후보의 강점은 이정욱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다. 경남도의회 부의장을 지내며 지역에서 기반을 다졌다. 낙선 후에도 그는 꾸준히 선거를 준비해 조직력도 탄탄하다. 김후보는 토박이일꾼론을 내세워 이정욱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에 나선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번 보선마저 패하면, 내년 지방자치 선거 때 경남권 전체가 잇달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박근혜 대표가 두세 차례 이상 김해 지역을 누비며 바람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 같던 보선 구도에 막판 변수가 생겼다. 열린우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권지관 전 부산경찰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김해 갑 지역은 3파전 양상을 띠면서 후보자 사이의 우열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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