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복기왕 지옥 문턱 넘다
  • 이숙이 기자 (sookyiya@sisapress.com)
  • 승인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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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저리 뉴스]

 
‘기호 5번 염동연 후보!’ 사회자의 호명과 동시에 신기남 후보(왼쪽 사진)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가나다 순서로 당선자를 부르게 되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을 그냥 지나친 것이다. 신의원은 슬그머니 일어나 총총히 사라졌다. 또 한 사람의 예선 탈락자인 임종인 의원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지난 3월10일 열린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 예선에서, 임종인 의원의 탈락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 전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이후 당 의장까지 지낸 신기남 의원의 예선 탈락은 말 그대로 이변이었다. 그는 부친의 친일 전력으로 당의장 직을 중도 하차했는데, 이번에 ‘명예 회복’을 위해 출마했다가 도리어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당 안팎에서는 ‘부친 관련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당원들 사이에 과거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날 하루 정치 생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열린우리당 의원은 둘 더 있다. 국회 정
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희선 의원은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재차 소환되었고, 천안·아산 출신 복기왕 의원(오른쪽 사진)은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최종심에서 벌금 2백만원을 선고받아 의원 직을 잃었다. 반면, 전북 익산의 한병도 의원은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이 날 열린 2심에서 구사일생(벌금 80만원 선고)했다. 당사자들에게는 천당과 지옥이 엇갈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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