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십 두드리면 직장 문 열린다
  • 서미영 인크루트 전략개발본부장 ()
  • 승인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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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클리닉] 현장 경험 쌓고 정규직 전환 쉬워 일거양득…올해 1천5백여 명 선발
 
  미국에서 박물관학 석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ㄱ씨는 대학에 나닐 때부터 박물관 연구원이 되기 위해 많은 현장 경험을 쌓고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턴십 사원을 선발하는 박물관이 없었다. 그는 국내 모든 박물관에 전화를 걸어 인턴학생으로 고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인턴 제안서를 제출해 인턴십 사원을 선발하지 않았던 박물관에 학예연구원 보조로 일을 하게 되었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ㄴ씨. 당시 국회에서 인턴십 대학생을 선발하지 않던 터라 그는 직접 지역구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방학 동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적극성을 높이 사 정책보좌 인턴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구직자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현장경험’이다. 자격증 리스트로 이력서를 채우고 있지만 현업 투입을 위해 6개월 정도 교육 기간이 필요한 '서류용 신입사원'보다는 아르바이트나 인턴십을 통해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은 신입사원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외국 대학생들은 졸업 전 미리 자신이 희망하는 기업의 인턴십을 필수 코스로 여긴다. 그 업무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지 점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업무 내용이나 과정 등 현업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인턴을 모집되는가 하면 인턴 경쟁률이 공개채용 경쟁률과 맞먹기 시작했다. 수요와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역시 인턴십 모집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인턴 수요는 1천5백여명.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인턴수요 조사를 벌인 결과 60%의 기업들이 인턴선발을 예정하고 있었다. 지난해보다 무려 75%가 늘었다. 인턴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이 외국계와 외식업체에서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받아 임금부담을 덜 수 있고 우수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 소규모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턴십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정규직으로 전환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별도 공채 없이 채용의 1차 관문으로 인턴을 선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인턴에서 정규직을 뽑는 기업들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인턴의 정규직 전환비율은 64%에 달했다. 인턴 선발이 곧 채용의 지름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턴사원의 평가기준은 무엇일까? 성실성, 실무능력, 장래성, 조직융화능력 등이다. 기업을 조사해본 결과 ‘실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인턴 기간 동안 성실함을 보였던 인력을 우선 채용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실무능력이 강한 인력을 우선 채용할 것’ ‘교육을 시키면 장래에 큰 몫의 일을 할 것 같은 인재’ ‘조직융화 및 리더십이 있는 인재’ 등을 손꼽았다. 창의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로레알코리아의 경우 지원자의 창의력을 알아보기 위해 워크샵에서 ‘잡지, 화장품, CD 케이스 등을 주고 이를 활용해서 미래의 미(美)를 표현보라’는 식의 주문을 하기도 한다.

  하계·동계 인턴십 프로그램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전 부문에 걸쳐 5월 1백여명의 인턴을 선발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6월에 1백명 이내, 로레알코리아는 4월과 9월 각 20명씩, 한국P&G는 4월말 10~20명 사이, 하이닉스반도체가 4월 연구개발직 인턴 채용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인턴십 정보는 온라인 채용 사이트나 각 기업의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의 입장이 아니라, 구직자 스스로가 적성을 파악한 후 입사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인턴십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기를 바란다. 인턴 근무기간은 보통 3~6개월 가량이고 급여는 월 70~1백만 원 선이 대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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