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스키, 백두산 스케이트
  • 베이징·정주영 통신원 ()
  • 승인 2005.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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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겨울 스포츠 / 중국

 
겨울 스포츠 하면 우선 떠오르는 운동으로 스키를 들 수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붐이 일어 스키가 어엿한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스키는 전문 선수나 부유층만 즐기는 귀족 운동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미 스키장을 찾은 중국인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중국 각지 1백50여 군데에 스키장이 있다. 베이징 근교에만 열한 곳이 있는데, 하루에 3만~4만원 정도 싼값에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중국에서 스키를 제대로 즐기려면 기온이 낮고 강설량이 많은 동북 지역 스키장을 찾는 것이 좋다.

최근 스키는 동북 지역의 관광산업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겨울에는 하얼빈에 와서 스키를 타세요’ ‘지린성의 스키 축제에 오세요’. 각 성들은 저마다 스키 축제를 만들어 스키 애호가들에게 손짓하고, 스키장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스키 못지 않은 겨울 스포츠의 대표 종목은 바로 스케이트다. 한국에서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이지만, 중국은 좀 다르다. 베이징에서 스케이트 명소는 다름 아닌 베이징 대학이다. 중국 최고의 명문 대학이라 할 이 대학 캠퍼스 중앙에는 ‘웨밍후(未名湖)’라는 꽤 넓은 호수가 있다. 겨울만 되면 이곳을 스케이트 애호가들이 점령한다. 전문 스케이트장이 아니어서 변변한 시설을 갖추지 못했지만, 즉석에서 빌린 허술한 스케이트화를 신고 ‘너무 아름다워 아직도 이름을 짓지 못했다’는 뜻의 웨밍후에서 타는 스케이트 맛은 언제 해가 지는지도 모를 정도다.
전문 스케이트장을 찾는 중국인도 급속히 늘고 있는데, 중국 동북 지역 선양의 한 스케이트장에는 올해 1월15일부터 2월13일 사이에 65만명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가 늘어난 수치다.

제대로 시설을 갖춘 중국 최초의 스케이트장은 1959년 백두산(장백산)의 천지연 밑에 만들어졌다. 남북한이 어울려 백두산 기슭에서 자유로이 스키와 스케이트를 지칠 수 있는 날은 언제나 올 것인가.

중국인은 겨울에도 변함없이 고유의 기체조인 우슈를 즐긴다. 찬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이른 아침에도 중국인들은 예외 없이 공원이나 아파트 빈터를 찾는다. 남의 이목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한국인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아침·저녁 나절 예외 없이 춤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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