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명예 움켜쥔 ‘ICT 기린아’ 세계 최고 연구소에 둥지 틀다
  • 이철현 기자 (leon@sisapress.com)
  • 승인 2005.04.22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종사하는 전 세계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인 김종훈씨(45)를 주목해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 11명을 배출한 세계 최고 권위 정보통신기술 연구소를 이끄는 인물로 선임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통신회사 루슨트테크놀로지는 지난 4월20일 자사 연구개발 기관인 벨연구소 사장으로 김종훈씨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팻 루소 루슨트테크놀로지 회장은 “김 사장은 경험, 기업가 정신, 신기술 상용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에서 우수한 기술팀을 이끌면서 지도력을 검증받아 앞으로 벨연구소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98년 5월 비동기전송방식(ATM) 통신 시스템을 개발한 벤처기업 유리 시스템스를 루슨트테크놀로지에 10억 달러에 매각해 세계 4백대 갑부 명단에 이름을 올려 전 세계 IT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일으켰다. 그는 유리시스템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약속한대로 루슨트테크놀로지 광대역 캐리어 네트워크 부문 사장을 거쳐 2000년 광네트워킹 부문 사장을 지냈다.

ICT 부문 최일선에서 물러난 김 사장은 2001년 미국 프로농구팀인 워싱턴 위저즈의 공동구단주로 변신했다. 미국 최고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과 함께 위싱턴 위저즈를 이끌다가 2002년 메릴랜드 공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 사장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스탠퍼드 대학에 한국학 석좌교수기금 2백만 달러를 기증했다. 스탠퍼드 대학 사회과학 부문 한국학 석좌교수직을 개설한 것이다.

김 사장은 중학교 2년 미국으로 이민 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전자 공학·전산학 학사와 기술경영학 석사 학위를, 메릴랜드 대학에서 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앞으로 김 사장이 이끌어 나갈 벨연구소는 미국 통신회사 AT&T가 1911년 설립했다. AT&T 분할과 함께 떨어져 나와 루슨트테크놀로지에 통합되어 연간 예산 1억1천5백만 달러를 쓰는 세계 최고 기업연구소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