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가 대세네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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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고 건 등 대권 주자 팬클럽의 현주소

 
정치인 팬 클럽의 원조는 역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국민의힘이나 국민참여연대로 분화했지만, 지금도 10만 회원을 자랑한다. 노사모의 위력은 2007년 대권주자 팬클럽의 작명 기준이 될 정도다. 

박근혜 팬클럽의 원조는 ‘근혜사랑’(회원7천7백여명)이다. 그런데도 후발 주자인 박사모가 근혜사랑을 추월한 것은 이름값 때문이다. 또 다른 박근혜 팬클럽인 ‘사랑혜’의 한 회원은 “집회에 사랑혜가 19명 모이고, 박사모가 1명만  모여도, 언론은 박사모 회원 20명이 모였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고 건 팬클럽도 ‘고사모’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난 6월 첫 팬클럽이 만들어질 때는 고 건 전 총리의 아호를 따서 ‘고건사랑 우민회’였다. 하지만 지난 3월 논의 끝에 ‘고사모 우민회’로 바꾸었다. 제2의 노사모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이버 상에서 검색하기 편하고, 부르기 편해서 고사모로 바꾼 것이다.

고사모측 관계자는 “팬클럽을 만들었다고 하자 고사모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 건 전 총리의 선전을 입증하듯, 회원 가입이 늘고 있다. 현재 회원은 2천5백여명. 고사모 대표는 일반 회원과 권한에 큰 차이가 없다. 사실상 대표가 없는 것과 같다.

정동영 장관 팬클럽의 이름도 ‘정사모’이다. 정사모는 경쟁 상대인 김근태 장관 팬클럽에 비해 아직까지 활동이 활발하지는 않다. 또 다른 대권 주자인 김근태 장관·손학규 지사·이명박 시장 팬클럽은 독자적인 이름으로 승부를 걸었다. 김근태 장관 팬클럽은 머리 글자를 딴 GT클럽. 2001년에 만들어져 노사모와 함께 1세대 정치 팬클럽에 속한다. ‘진지맨’인 김장관을 빼닮은 듯 GT클럽 회원들도 발랄한 글쓰기보다 논리적인 글쓰기가 더 많이 눈에 띈다. 

이명박 시장 팬 클럽은 역시 머리 글자를 딴 ‘MB love’ ‘MB shinhwa’ 등이다. 모두 올해 만들어졌다. 손학규 지사 팬클럽은 지난 7월 개설된 ‘POWER 손’이다.
이렇게 대권 주자 팬 클럽이 늘면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은 박근혜 팬클럽에서 나타나듯, 내부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연예인 팬클럽처럼 똑같은 정치인을 두고 팬클럽 간에도 회원 수와 정통성을 놓고 경쟁이 벌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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