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덮친 ‘마초의 역습’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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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 등 강한 남성 그린 대형 드라마의 인기 코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촉발된 스크린의 마초 열풍이 브라운관까지 이어진 것일까? ‘강한 남성 콤플렉스’가 브라운관을 강타했다. 신분의 굴레를 벗고 권력을 움켜쥐거나(<해신>), 반대파의 모략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거나(<불멸의 이순신>), 역사의 혼란기를 이용해 반역을 도모하는(<제5공화국>) 내용의 ‘영웅 신화’를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 장보고 대사를 소재로 한 <해신>은 올해 방영된 TV 프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해신>과 시청률 수위를 다투던 <불멸의 이순신>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제5공화국>은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숱한 화제를 낳으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기획 단계인 <태왕사신기> <신돈> 등의 대형 드라마도 강한 남성 콤플렉스에 기반을 둔 마초 코드가 중심 축을 이루고 있다.

선 굵은 남성 캐릭터들 강세

마초 열풍은 트렌디 드라마에까지 이어진다. 마초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선 굵은 남성 캐릭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여선생과 남학생의 로맨스를 다룬 <건빵선생과 별사탕> <러브홀릭>에서 남자 주인공 공유와 강타는 꼬마 마초, ‘쌈장’으로 등장한다. 현재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넘나드는 내용의 <환생-next>에 출연하는 류수영은 몽골 영웅 카사르로 나온다. 6월1일부터 방영 예정인 <부활>에 출연하는 엄태웅은 강력계 형사로 설정되어 있다.

올해 초까지 마초 드라마가 고전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마초 드라마의 이런 선전은 다소 의외다. 얼마 전까지 대부분의 홈드라마와 트렌디 드라마는 여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여성의 꿈과 아픔을 여성 시청자를 위해 여성 작가가 쓰는 것이 인기 드라마의 기본 구도였다. <용의 눈물> <태조 왕건>으로 최고 절정기를 구가하던 마초 드라마는 <무인시대>를 마지막으로 체력을 완전히 소진했다. <장길산> <영웅시대> 같은 드라마는 조기 종영되기도 했다. 

마초 드라마의 성공 코드는 크게 세 가지다. ‘최고 권력을 향한 불타는 의지’ ‘강력한 라이벌’ ‘목숨을 바치는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제5공화국>은 권력을 향한 전두환(이덕화 분)의 집착을, <불멸의 이순신>은 라이벌인 원균(최재성 분) 혹은 적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이효정 분), 와키자카 야스하루(김명수 분)와의 갈등을, <해신>은 정화(수애 분)에 대한 장보고(최수종 분)와 염장(송일국)의 애절한 사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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