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달 단명 장관’ 될까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5.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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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신임 환경부장관, 차기 대구시장감 2위…“당이 요청하면 출마 고려”
 
지난 6월28일 오후3시, 개각 발표 한 시간 전. 이재용 환경부장관 내정자를 만나기 위해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사무실을 찾았다. 안경을 쓴 자신을 ‘시각 장애인’이라고 말하는 그는 구청장 때부터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해 7월부터 대구시장애인체육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 직을 맡았다.

사무실은 단촐했다. 회장실이 따로 없고, 흔한 칸막이도 없었다. 뻥 뚫린 공간에서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일했다. 수평적 자치분권을 추구하는 그다운 발상이었다.
그때까지도 ‘내정자’라는 꼬리표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그는 “아직까지는 전(前) 남구청장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입각 소감을 묻자, “얼떨떨하다. 어제 강연 갔다 오면서 라디오 뉴스를 듣고 알았다. 당장 거처할 곳부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노대통령과 직접적인 면접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입각 과정에서 이강철 시민사회수석과 논의했는지 물었다. 둘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열린우리당 동진정책의 상징인 대구시당을 만든 일등공신들이다. 그는 “그 부분은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그의 화법은 이런 식이었다.  거짓말하지 못하는 진솔 화법에 가까웠다. 그런 담백함 때문에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이 ‘꺼벙이’다.

입각 후 관심은 내년 대구시장 출마 여부로 모아진다. 시장 출마를 위한 경력관리용 입각이라는 비판에 대해 그는 당분간 장관 직에 충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이 요청하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라며 출마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가 시장에 출마하려면 선거 60일 전, 내년 3월 말에는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만일 출마한다면 9개월 단명 장관에 머무르게 된다. 입각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그의 ‘상품성’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무응답률이 높았지만,  조해녕 시장(6.8%)에 이어 그는 차기 대구시장감 2위(5.6%)에 올랐다. 한나라당 아성을 뚫고 무소속으로 남구청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고, 2002년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39%를 득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에게 석패했다. 최근 곽의원의 맥주병 투척 사건이 알려지면서 그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안타깝다’, ‘당을 바꿀 생각 없느냐’, ‘무소속으로 나오라’는 등 항의도 섞여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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