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금고’ 떠받친 포스코의 ‘쇠심’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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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삼성전자 2위…향토 기업 최고는 대구은행
 
대구·경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포스코(53.2%)가,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는 이구택 포스코 회장(15.0%)이 꼽혔다. 대구·경북의 전문가 그룹은 기업·기업인 부문에서 ‘포스코 파워’를 최고로 꼽았다.

포스코는 경북 지역의 대표적 기업이다. 포항제철소는 면적이 3백60만평에 달하고, 근무하는 인원도 8천2백여명에 이른다. 2004년 매출액이 19조8천억원(순익 3조8천억원)으로 국내 최고 우량 기업 가운데 하나이다. 올해 매출액은 23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구택 회장은 2003년 3월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1969년 공채 1기로 포스코에 입사한 ‘철강맨’이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쇠박사’로 통한다.

‘영향력 1위 기업인’ 이구택  포스코 회장

 
이구택 회장은 ‘포스코 하면 6시그마를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6시그마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6시그마 운동은 프로세스를 통계적으로 측정해 품질과 경영을 개선하는 혁신운동이다. 지난 3년간 6시그마 개선 프로젝트를 2천6백여건 수행해 약 7천억원의 재무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체 진단이다. 포스코의 한 과장이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6시그마 과외’를 할 정도로 포스코의 6시그마 운동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기업 윤리를 강조하는 CEO로도 유명하다. ‘회사 이윤과 기업 윤리가 상충할 때는 주저없이 기업 윤리를 선택하라’는 것이 이회장의 지론이다.

영향력 있는 기업 2위는 삼성그룹(36.8%)이, 영향력 있는 기업인 2위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2.2%)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삼성그룹이라고 답변했지만 사실상 이는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의 파워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구미에 1·2 사업장을 두고 있는데, 2004년에 휴대전화 누계 생산 2억대를 달성했다. 수출용이든 내수용이든 애니콜의 90% 이상이 구미 사업장에서 생산된다. 구미 사업장의  2004년 매출액은 21.9조원으로 금융사를 제외한 국내 상장사 매출액 순위 5위에 해당한다. 상장사 가운데 매출액 6위를 기록한 포스코보다 앞섰다. 구미시에서 거두어들인 지방세 1천4백억원 가운데 18%(2백50억원)를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이 내고 있다.

대구·경북 ‘대표 소주’ 금복주, 9위 올라

 
 
영향력 있는 기업 3위는 구미공단에서 LCD를 생산하는 LG그룹(17.8%)이 차지했고,  향토 기업들인 대구은행(9.2%) 우방(3.6%), 태왕(3.4%) 대구백화점(3.4%) 화성산업(3.2%) 금복주(1.8%)가 톱 10에 들었다. 우방·태왕·화성산업은 지역 건설사이다. 금복주가 생산하는 참소주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 95%를 기록하고 있다. 
향토 기업으로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대구은행은 최초로 설립된 지방 은행으로 3년 연속 1천억원 이상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대구·경북에서 단일 금융기관으로는 가장 자금을 많이 공급하는 자금 공급 파이프라인이다. 전체 대출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공급하는 비율이 96%이고, 전체 대출 가운데 81%를 중소기업에 대출하고 있다. 지역 내 수신고 점유율이 다른 지방 은행보다 훨씬 높은 42%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인구의 60%인 3백20만명이 대구은행 고객일 정도로 ‘지역 밀착 경영’에 성공했다. 대구 FC 축구단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대구은행은 인터넷 상에 사이버 독도지점을 두고 있다.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가상의 은행 점포인데, 별도 지점코드를 부여해 신규 예금·송금 등 일반 은행 업무를 하고 있다. 사이버 독도지점은 거래 계좌 수가 12만5천 계좌이고, 예금 실적이 8백50억원에 이르는 중견 점포로 성장했다.

영향력 있는 기업인 조사에서 4위에 오른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구은행맨’이다. 35년 전 대구은행 설립 초기에 공채 1기 수습행원으로 입행해 행장 자리에 올랐다. 대구은행 뉴욕사무소장을 지낸 이행장은 ‘세계 속의 초일류 지방 은행’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기업설명회(IR)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 2002년 4월 국내 지방 은행으로서 처음으로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해외 IR를 펼쳤다. 해외 IR를 활발히 한 결과 외국인 지분율이 2000년 말 0.75%에서 2005년 3월 현재 58.4%로 증가했다.

 
노희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3위에 올랐다. 삼일방직 회장인 노회장은 2001년부터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노회장은 ‘대구 골프장 맥주병 투척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다. 곽성문 한나라당 의원이 던진 술병 파편에 노회장이 맞고 다쳐 곽의원과 격한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향력 있는 기업인 톱 10 안에는 강창오 포스코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권성기 태왕 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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