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 특별법 통과 이끌어낸 ‘애끊는 모정’
  • 정희상 전문기자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5.07.0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과 사람]

 
5백여 명으로 추산되는 전국 군대내 의문사 유족들이 비로소 한을 풀 실마리를 찾았다. 5월30일 ‘군 의문사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 이 특별법에는 군대에서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오랜 눈물과 땀이 배어 있다.

‘모정의 승리’는 1998년 판문점 경비 소대장 김 훈 중위 의문사 사건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3군 부사령관 직에서 막 예편한 김 척 예비역 중장의 아들 김 훈 중위 의문사 사건에 대해 국방 당국이 억지로 자살로 몰아가는 것을 지켜본 군대 의문사 유족들은 비로소 한데 뭉쳤다. 전국군폭력유가족협의회라는 단체(회장 김해수)를 꾸린 이들은 이후 국방부와 전국의 군부대를 돌면서 한맺힌 소복 시위를 벌였다.

어머니들의 애끊는 염원은 특별법 제정 운동으로 이어졌고, 7년에 걸친 지난한 싸움 끝에 그 결실을 보게 된 셈이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통한 마음이야 다 마찬가지이겠으나 대다수 군대 의문사 유족의 고통은 남다른 데가 있다.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수년간 자식의 시신을 냉동 창고에 보관한 채 싸우는 부모가 26명에 이른다. 그 중 가장 오래된 사망자의 경우 8년째 냉동 보관 상태에서 장례식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제정된 특별법은 1993년 이후 법 시행일까지 발생한 군대 의문사가 조사 대상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