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 ‘그까이꺼’라고?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5.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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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연간 4천5백명 죽음 불러…알레르기 유발 식품 등 ‘요주의’
 
 천식은 오래된 질병이다. 첫 기록은 그리스·로마 시대 문서에 나타난다. 그 뒤 시대가 변하고 과학이 발달했지만 안타깝게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천식의 위험성이다. 천식에 걸리면 환자는 기침과 쌕쌕거림 증세를 나타낸다. 때문에 많은 사람이 천식을 감기 정도의 가벼운 질환으로 여긴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르다. 국내에서만 매년 4천5백여명이 사망할 정도로 천식은 위험천만한 질병이다.
 
유병률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천식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 천식 유병률은 매년 늘어났다. 2000년 병원을 찾은 환자의 3.58%가 천식 환자였는데, 2001년에는 3.76%, 2002년에는 4.18%, 2003년에는 4.19%로 늘어났다. 특히 병원을 찾은 1~9세 어린 환자들의 유병률이 높았다. 2003년에 무려 17.3%나 된 것이다.      

 천식(기도 협착)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바퀴벌레, 먼지 진드기, 바이러스, 비만, 추운 아파트, 실내 및 실외 오염이 꼽힌다. 최근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들이 자연이나 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적어지면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진 탓도 크다. 한국천식협회는 어린이 천식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를 네 가지로 꼽는다.
 
첫째, 식습관 변화다. 모유 대신 우유(단백질)를 먹는 아이가 늘면서 알레르기 현상이 자주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주거 환경 변화다. “아파트에 먼지 진드기나 애완 동물이 늘어나면서 유병률이 늘어났다”라고 천식협회 문희범 교수(서울아산병원)는 말했다. 셋째·넷째 원인은 공기 오염과 스트레스 증가이다. 아황산가스·이산화질소가 포함된 공기가 기관지를 과민하게 만들고,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떨어트려 천식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간접 흡연’, 보통보다 유병률 37% 높여

 간접 흡연이 아이들을 천식에 더 잘 걸리게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상일 교수(서울삼성병원 알레르기센터) 팀은 2003년 서울 등 전국 9개 도시 초·중학생 4만2천8백86명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질환별 유병률과 위험 인자를 조사했다. 그리고 이를 6년간 정밀 분석했더니 간접 흡연에 노출된 초등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천식 유병률이 37%나 높았다.  

 그렇다면 천식은 예방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엄마가 임신 중에 달걀이나 우유·땅콩 같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먹지 않으면 된다. 한 연구에서 이들 식품을 먹지 않은 산모가 낳은 아이들의 천식 발병률이 50%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먼지 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과 접촉을 차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천식협회 편복양 교수(순천향의대·소아과)는 “이유식을 가능하면 늦게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라고 말한다. 우유·콩·밀·옥수수·과일 등은 한 살 이후, 달걀은 두 살 이후, 땅콩·생선은 세 살 이후에 먹이라는 것이다. 

 여름철 휴가는 천식 환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줄 수 있다. 낯선 여행지에서 갑작스럽게 호흡 곤란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곤욕을 치를 수도 있는 것이다. 불안한 환자들에게 천식협회는 최근 다섯 가지 주의 사항을 권고했다.

①담당 의사에게 휴가 계획을 사전에 알려라. 시기와 장소를 안내 받으면 더 좋다 ②야외 숙박 시 찬 공기나 꽃가루를 주의해라. 숲속 공기는 습하고 차서 천식을 악화시키기 딱 좋다 ③담당 의사 연락처를 꼭 지참해라.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전화로 응급조처를 안내받을 수 있다 ④천식 약물을 지참하고 사용법을 미리 숙지해라 ⑤오존 경보가 발령되면 여행을 자제해라. 오존을 많이 마시면 폐 조직에 염증이 일어나고, 호흡기 감염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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