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끌이 자동차’ 힘 세네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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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현대차·GM대우, 1·2위…향토 기업 대표 주자는 하림
 
전북에서도 대기업의 영향력은 컸다. 광주·전남(기아차), 대구·경북(포스코)에 이어 이 지역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대기업이 줄줄이 꼽혔다.

전북 지역의 전문가 집단은 현대자동차(46.4%)와 GM대우자동차(28.4%)를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꼽았다. 두 회사는 전북경제를 이끄는 양대 ‘성장 엔진’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1위에 오른 현대자동차의 전주공장은 전북 완주군 봉동읍 용암리 완주공단에 있다. 1995년 버스와 트럭을 생산하는 상용차 생산 라인이 둥지를 틀며 문을 열었다. 첫해 버스 5천대를 생산하며 전북 경제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그 후 10년. 전주공장은 1백27만7천1백㎡(38만7,000평)의 부지에 총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연건평 37만9천5백㎡(11만5천평) 규모의 연구소와 엔진공장·소재공장·트럭공장·버스공장 등 생산 설비를 갖추었다. 버스 1만7천4백대와 트럭 10만7천대 등 총 12만4천4백대 생산 능력을 보유해, 세계 12위 자동차 공장으로 발돋움했다. 이같은 전주공장의 성장으로 전북은 관련 부품업체도 속속 입주하는 상승 효과를 얻고 있다.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새로운 도약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 4월 김충용 공장장은 ‘2015년 비전’을 발표했다. 

판로가 막혀 5만여대에 그치고 있는 생산 대수를 2015년에는 14만대까지 늘려 세계 빅5 상용차 공장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매출도 현재 1조6천억원에서 2015년에는 6조1천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세계적인 상용차 메이커인 ‘스카니아’를 앞지르겠다는 BS08(Beyond Scania, by 2008) 품질 운동도 벌여 질적 성장도 이룰 작정이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글로벌 메이커로 만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영향력 있는 기업 2위에 오른 GM대우자동차 역시 전북 지역 경제를 받치는 버팀목이다. 전북 지역을 통틀어 수출액의 40%가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에서 유럽 지역으로 수출되는 차량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군산공장은 전북의 무역 수지를 흑자로 돌리는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지원 위해 혁신센터 건립키로

 
전라북도는 성장 엔진인 자동차공업 중흥을 위해 혁신센터를 조성하고, 자동차 관련 산업을 전북의 대표적인 전략 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영향력 있는 기업 3위에는 외국계 회사인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19.4%)가 뽑혔다. 이 회사의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고, 전주와 청원· 상하이· 태국 등 네 곳에 공장이 있다. 이 회사의 전신은 전주제지이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큰딸 이인희씨가 운영하다가 1992년 삼성에서 독립하며 한솔제지로 이름을 바꾸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 한솔그룹이 어려움을 겪자, 아비티비 컨솔리데이티드와 노스케스콕 자금을 끌어들였다. 그러다 2001년 한솔제지가 보유 지분 33%를 공동 설립했던 두 회사에 전량 매각해, 전주공장은 팬아시페이퍼코리아로 바뀌었다.
주주만 외국인으로 바뀌었을 뿐, 지역민들은 지금도 이 회사를 전주제지라고 기억한다. 회사 경영도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예컨대, 회사 안에 설치한 종이박물관은 전통 한지를 직접 제작해 볼 수 있어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런 현지화 노력이 인정받아 2003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바른 외국 기업’ 제조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향토 기업 가운데는 하림(9.6%)이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뽑혔다.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하림은 대표적인 닭고기 생산업체이다. 익산에 있는 도계가공 공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닭고기가 무려 40만 마리에 달한다. 국내 닭고기 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올해 5천7백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하림은 김홍국 회장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익산 토박이인 김회장(48)은 지천명도 안 된 나이지만 사업 경력은 오래되었다. 대학 진학 대신,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양계사업에 뛰어들었다.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양계장 직원이 업무보고를 하러 교실을 찾았다는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한 우물만 판 김홍국 회장은 자신만의 경영 노하우로 양계시장을 통일해갔다. 이른바 3장 통합 경영이다. 농장(양계)-공장(도계·가공)-시장(유통)을 통합시킨 원스톱 경영으로 양질의 닭고기를 소비자에 제공해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지난 2003년 동양 최대 도계공장이 화재로 전소되었고, 그해 조류독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때마다 김회장은 공격 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화재가 난 공장을 리모델링 하는 대신, 547억원을 들여 도계공장을 최첨단으로 다시 지었고, 조류독감 때는 관공서·학교·군부대 등에 닭고기를 무료로 제공하며 과장된 ‘언론독감’의 위기를 벗어났다. 
전문가 집단도 이런 ‘김홍국의 힘’을 인정했는지, 그를 영향력 있는 기업인 5위(4%)로 꼽았다.

향토 기업 가운데는 하림이외에도 제일건설(6%), 전북은행(4.8%)등이 영향력 있는 기업에 올랐다.
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는 ‘전북의 너른 발’ 송기태 전주상공회의소 소장(8.8%)이 뽑혔다. 송소장은 지난 2000년부터 상공회의소 소장(17대·18대)을 맡고 있다. 기업인 송소장은 전북 지역 163개 단체의 연합체인 강한전북일등도민운동추진협의회 대표도 맡고 있다. 그래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로도 거론되었다. 송소장은 “곡창 전북이 낙후 전북이 되었다. 우는 애기를 먼저 쳐다본다고, 이제는 전북 발전을 위해 도민이 똘똘 뭉쳐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창승 코아그룹 회장(7.4%)과 제일건설 윤여웅 대표(7.0%)가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 뒤를 이었다. 제일 건설 윤여웅 대표는  기업 이윤을 꾸준히 사회에 환원해 이 지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북대에 10억원을 들여 게스트 하우스를 건립해 기증했고, 전주대에는 발전기금으로 10억원, 호원대에는 장학금으로 1억원을 기증했다. 지난 3월에는 사재 35억3천여만원을 털어 훈산학원(우석중학교·우석고·우석여고) 초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독실한 원불교 신자인 그는 법명이 훈산이다. 윤여웅 대표는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게 평생의 꿈이다”라고 말했다.
전북 경제의 성장 엔진인 김충용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장(5.2%)과 진상범 GM대우 군산공장 본부장(3.8%)도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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