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남·추녀여 주눅 들지 말라
  • 정유민(㈜잡코리아 기획서비스본부 상무) ()
  • 승인 2005.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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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클리닉] 외모는 ‘능력의 일부’일 뿐…업무력 키우고 자신만의 ‘무기’ 개발해야

 
5~6명씩 함께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는 유난히 깔끔한 인상을 가진 지원자가 면접관의 눈에 들어오게 마련이다. 면접관은 그런 인상을 가진 지원자에게 더 우호적으로 말을 걸어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 중소·벤처기업, 공공기관 인사담당자 1천1백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모가 면접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 가운데 79.5%는 외모가 ‘면접 시 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7.3%는 ‘외모는 면접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차지한다’고 응답했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힌 인사담당자는 4.8%에 불과했다.

또 남자 사원(69.1%)을 뽑을 때보다 여자 사원(78.3%)을 선발할 때 외모를 채용 기준으로 더 많이 고려했다. 이는 여성의 ‘외모’가 남성에 비해 취업 성공 여부에 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증거다. 대다수 인사담당자가 외모를 채용 기준의 하나로 고려하는 까닭은 ‘외모가 사회 생활을 하는 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54.1%)’이다.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이 자신의 삶에도 충실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20.6%)’이라고 밝힌 인사 담당자도 있었다.

이렇듯 외모가 취업의 조건이 되다 보니 구직자 처지에서는 ‘실력이 아닌 외모 때문에 취업을 못한다면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방학을 이용해 면접용 외모 관리에 들어간다. 여름 방학만 되면 취업을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하거나 성형수술, 치아교정, 박피수술 따위를 받는 구직자들로 병원 문턱이 닳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예방하고, 주관적인 판단 대신 객관화된 평가를 하기 위해 면접 방법을 계량화·정량화하는 기업이 최근 늘고 있다. 예컨대, 인성은 인·적성 검사 수치를 신뢰하겠다는 것이다. 저 사람의 얼굴 모습이 이래 저래서가 아니고 수치상의 데이터를 갖고 ‘이런저런 성향의 사람’임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면접관의 선호도도 객관화하려고 한다. 판단 기준이 모호하지 않는 질문을 통해 이를 점수화함으로써 막연하게 좋아서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 사태를 방지하려는 것이다.

지나치게 뚱뚱한 사람은 당연히 살 빼야

물론 외모가 업무의 역량 가운데 하나인 직업도 있다. 예컨데 영업직인 경우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담당자의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콜센터 직원에게 목소리가 중요하고 해외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어학 능력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인상이 중요한 직업일 경우에도 외모는 능력의 전부가 아닌 일부에 불과하다.

또 지나치게 비만인 사람은 보기에도 둔해 보일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자기 관리에 그만큼 게을러 보일 수 있다. 비만이어서 취업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취업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감과 건강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있다. 외모나 목소리, 인상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이야기를 할 때 자신에 대해 소극적으로 표현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설득력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의 잠재력을 발견하기에 면접 시간은 절대적으로 짧다. 그 짧은 시간에 스스로의 능력을 충분하게 보여주려면 일단 외모에서도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취업의 근간은 개인의 업무력이다. 업무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자신감과 인상은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면접관이 신입 사원으로부터 얻고 싶어 하는 것은 조직에 열정과 힘을 새로 불어넣어 줄 에너지이다. 하지만 에너지 역시도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만큼이나 단기간에 만들어내기 어려운 요소이다. 이 역시 생활 속에서 습성화하는 매력의 하나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덧니는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른다. 남들 모두 가지고 있는 쌍커플보다는 동양적인 눈 속에 담긴 예리함이야말로 기업이 더욱 찾고자 하는 요소일지 모른다.

오늘이라도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고 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내 보자. 그 매력이야말로 면접관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나만의 진짜 ‘무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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