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문화소식> 스텔스, 옹박, 혐한류, 누드갤러리, 루퍼트 머독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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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째 주

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소재로 한 영화 <스텔스>가 화제입니다. 우리나라와도 특별한 연관이 있는데요...

<스텔스>는 한국 영화팬들을 위해서 한국판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스텔스 조종사인 여주인공 제시카 비엘이 불시착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한국팬들을 위해 이 장면을 특별히 따로 제작한 것입니다. 한국판을 제외한 필름에서는 여주인공 카라(제시카 비엘)의 불시착 장소가 북한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북한을 표시한 지도는 물론 인공기와 북한말이 등장하고, 부상당한 카라를 추적하는 군인들도 확실히 북한군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개봉판에서는 북한이라는 국명은 물론 인공기와 북한말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저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 정도로 슬쩍 언급될 뿐입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한국팬들을 위해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것이 놀라운데요,  왜 이런 친절을 베풀었을까요? 한국시장의 비중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화시장입니다. 특히 한국영화의 강세로 텃세가 심하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은 한국영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스텔스>의 이번 한국판 제작은 <007, 어나더데이>의 실패가 반면교사가 된 것 같습니다. <007, 어나더데이>는 어설프게 북한을 부정적으로 그렸다가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릭 윤과 윌 윤 리와 같은 재미교포 배우들 역시 한국팬들에게 비난을 들었습니다. <스텔스>는 <00, 어나더데이>의 이런 실패를 교훈 삼아, 한국팬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금 씁쓸한 것이 영화에 등장하는 악한 나라는 모두 영화시장으로 가치가 없는 가난한 나라들입니다. 시장적인 가치가 없는 나라는 악역으로 묘사하고 시장적인 가치가 있는 나라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할리우드의 저급한 상업주의가 조금 치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름 영화 중에 이 영화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옹박, 세컨드 미션>을 주목해 주십시오. 이미 국내에 <옹박> 전편이 개봉된 적이 있는데요. 액션이 압권입니다. 영화의 스토리가 조금 유치하고 전체적인 완성도가 조금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액션만은 발군입니다. 100% 실제 액션이기 때문입니다. 특수효과 위주의 할리우드 액션영화와 과장된 홍콩 액션영화와는 다른 실감나는 진한 액션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액션을 사랑하는 영화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입니다.

일본에 한국을 폄훼하는 만화가 나와서 화제입니다.  

한국의 이미지를 악의적으로 왜곡한 만화가 일본에서 출판되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야마노 사린이라는 일본 작가가 그린 <혐한류>라는 만화인데요, 한국의 역사와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안중근의사를 어리석은 테러리스트로 묘사하고 있고, 일본이 한글전파를 시켰다고 오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이 일본 것을 모방만 하는 나라라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점입니다. 출간되기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했는데, 출간하고 나서도 5일만에 10만부를 돌파하는 등 판매율이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와 아사히 같은 곳에서는 책의 내용이 너무나 편파적이라는 판단 때문에 광고게재를 거부할 정도였는데, 오히려 이런 것들이 화제를 일으키며 판매를 도운 것 같습니다. 일본에 한류가 거세지면서 치르게 되는 홍역 같은데요, 아무쪼록 이제 막 점화한 한류에 찬물을 끼얹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누드를 누드로 보는 갤러리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레오폴드 박물관인데요, 이 박물관은 나체 또는 수영복 차림의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색적인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애초에 하루만 진행하려고 했는데요, 반응이 너무 좋아서 계속 이벤트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흥미 있는 행사이기는 한데요, 국내에 생방송 중 성기노출 사건이 있어서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레오폴드 박물관은 이상한 박물관일까요?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레오폴드 박물관은 구스타브 클림트, 에곤 쉴레, 오스카 코코슈카 등 20세기 오스트리아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비엔나의 대표적인 박물관입니다. 모던 예술관 무목(MUMOK), 현대 미술관 쿤스트할레(KUNSTHALLE)와 함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박물관입니다.

누드를 누드로 감상하는 것은 흥미 있는 일일 것 같습니다. 누드모델의 포즈도 따라해보면서 모델이 어떤 생각이었을지 체험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살아 있는 누드를 감상하는 것도 흥미 있을 것 같습니다. 비엔나는 현재 연일 35도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날씨라면 한 번 시도해볼 만한 일인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후계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시끄럽습니다.

 루퍼트 머독은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인 뉴스 코퍼레이션사의 소유주입니다. 호주 출신인 루퍼트 머독은 아버지로부터 애들레이드라는 신문사를 상속받은 뒤 각종 인수 합병을 통해 뉴스코퍼레이션사를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으로 키웠습니다. 전 세계에 약 7백80개의 미디어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루퍼트 머독은 비아콤의 섬너 레드스톤과 CNN의 테드 터너와 함께 대표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 뉴스코퍼레이션의 상속사로 알려졌던 장남 라클란 머독이 돌연 사퇴했습니다. 사퇴한 장남은 뉴욕 본사를 떠나 호주로 귀향했습니다. 그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의견인 분분한데, 차기 상속자로는 차남인 제임스 머독이 유력합니다. 그동안 차남은 보수적인 정치적 입장을 지닌 아버지와 달리 진보적인 정치적 입장을 가져왔는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후계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설가였던 루퍼트 머독의 전 부인이 이런 일을 예견하는 소설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루퍼트 머독은 세 번의 결혼을 통해 여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그 중 두 번째 부인인 안나 머독이 바로 그 소설가입니다. 안나 머독은 지난 1988년 소설 <패밀리 비즈니스>를 발표했는데요, 창업자가 상속자 지명을 하지 않고 죽자 남은 형제들이 피 튀기는 지배권 다툼을 벌이느라 미디어 재벌기업이 산산조각 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상속 경쟁을 벌이는 자녀들은 모두 안나 머독이 낳은 자녀인데, 그녀의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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