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대통령감은 고 건”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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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민심/열린우리당·민주당 합당에는 찬반 팽팽

 
이순신 장군이 쓴 어구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도 없었다)’에 빗대면,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약무호남시무노통’이다. 호남이 없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없었다. 호남 가운데에서도 광주는 ‘정치 1번지’격이다.

그런데 이번 긴급 여론조사에서 광주는 호남권 안에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우선 차기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을 보자. 호남권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에서 무응답 비율(62.5%)이 높은 가운데 결과는 고건 전 총리(26.6%), 정동영 통일부 장관(5.9%) 순이었다. 두 사람을 제외한 다른 주자들은 수치가 미미했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을 살펴보면 세 지역(광주·전남·전북) 가운데 광주에서 32.8%로 가장 높게 나왔다. 고건 전 총리가 연고를 둔 전북(29.3%)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 전 총리는 본적이 군산 옥구이고, 군산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부친 고형곤 박사의 호를 딴 청송장학회를 군산에 세울 정도로 전북에 공을 들이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결과다.

 
합당에 대한 의견도 지역 편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에 대한 호남 민심은 팽팽하게 갈렸다. 합당에 대한 찬성이 44.7%였고, 반대가 47.4%였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합당에 찬성하는 비율(60.2%)이 반대하는 비율(36.4%)보다 많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합당에 반대하는 비율(53.1%)이 합당을 찬성하는 비율(38.9%)보다 많다.

정당 지지별 편차도 컸지만 지역간 편차도 엿보인다. 상대적으로 광주에서는 합당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과 전북이 대략 47% 안팎으로 합당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 반면 광주는 합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37.9%(반대는 57.0%)로 대략 10%포인트 가량 처진다. 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도에서도 광주는 부정적 의견(60.5%)이 전남·북보다 10%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났다.
2002년 대선주자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하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던 ‘정치 1번지’ 광주의 여론이 어디로 흐를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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