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약진 눈에 띄네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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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CEO 51명/현장서 잔뼈 굵은 전문경영인 다수

 
삼성그룹의 ‘야전 사령관’ 대표이사는 어떤 사람들일까. 삼성그룹 대표 이사 51명을 분석해 보니 영남권에서 태어나(21명) 경복고등학교(5명)와 서울대를 졸업한 이(12명)가 가장 많고, 경영학 전공자(18명)가 주류를 이룬다. 평균 나이는 55세이다. 서울대를 제외하고 삼성그룹 대표이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연세대(8명)와 고려대(8명)이고, 수도권 출신(18명)도 꽤 많다.

삼성의 대표이사에 오른 전문 경영인치고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큰 위기를 거치지 않은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전문경영인들이야말로 도전 정신과 위기 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라고 평한다.

 
삼성전자에는 이건희 회장, 윤종용·이학수·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대표이사가 5명 있다. 이건희 회장을 뺀 4명 모두 삼성그룹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경영인이다. 윤종용 부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원칙주의자이자 집요한 추진력을 가진 그는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기술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이윤우 부회장 역시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 반도체 양산 체제와 LCD 생산 라인 연구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는 등 삼성전자의 기술 발전에 큰 몫을 했다. 제일모직 경리과로 입사한 최도석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줄곧 경리·관리·재정·경영지원 등 안방살림을 도맡아왔다. 살림꾼답게 실수나 오류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삼성카드 유석렬 사장,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인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 등 상경계 출신 ‘재무통’은 대체로 금융 계열사들에 포진해 있다.   

삼성그룹에는 상경 계열 CEO가 여전히 많지만, 최근에는 이공계 출신 전문 경영인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서울대 전기공학과), 삼성석유화학 허태학 사장(경상대 농학과), 삼성코닝 정밀유리 이석재 사장(서울대 전기공학과), 삼성물산 정우택 사장(서울대 금속공학과), 호텔신라 이만수 사장(서울대 응용화학과), 에버랜드 박노빈 사장(서울대 수학과)가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삼성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기술 개발은 삼성종합기술원 임형규 원장이 이끌고 있다. 임원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을 맡다가 ‘10년 뒤에 무엇을 먹고 살지 걱정’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삼성그룹의 중앙 연구소인 삼성종합기술원장에 취임했다. 임원장 역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이며, 삼성의 해외 연수 1호 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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