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한국인들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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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콜레스테롤 수치 안다” 5.5%…심장질환 대처법도 미숙
 
 지난 한 해 국내에서 사망한 사람은 모두 24만6천명이었다. 지난 9월28일, 통계청은 그 자료를 발표하면서 사망 원인도 함께 공개했다. 1위는 역시 암이었다. 모두 6만5천명(전체 26.3%)이 사망해 하루에 1백77명이 암에게 무릎을 꿇었다. 2~5위는 뇌혈관질환(13.9%)·심장질환(7.3%)·자살(4.8%)·당뇨병(4.7%)이 차지했다.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자살을 빼면 모두 심혈관질환에 속한다. 그리고 셋을 합치면 사망률(25.9%)이 암과 비슷하다. 


 사정이 이렇지만 심혈관질환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낮다. 대순환기학회가 지난 8월10~13일 국내 성인 1천5백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장질환 및 건강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그같은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가운데 심혈관질환 진단시 중요 검진 항목인 자신의 혈당(공복시)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아는 사람은 각각 6.2%와 5.5%에 불과했다. 심혈관질환의 주요 인자인 고지혈증에 대해서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24.9%였다. 심지어 심근경색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는 사람도 13%나 되었다.


 심장병 ‘예보’라 할 수 있는 가슴통증에 대처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병원에 바로 간다’고 응답한 사람이 겨우 54.6%였다. 나머지는 통증이 사라질 때가지 기다리거나 민간 요법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폐경 후 여성에게 심장병이 빈번히 발생하는데도, 폐경 후 염려되는 여성 질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3.2%만이 심장질환을 꼽았다(1위는 골다공증 51.8%).


 심장질환의 위험 인자인 콜레스테롤에 대해서도 무지했다. 그같은 결과는 국제 리서치 기관 에델피가 덴마크 핀란드 영국 한국 등 10개국 의사 7백50명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 1천5백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나왔다. 조사를 의뢰한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자료에 따르면, 환자의 52%가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잊어버렸거나 몰랐다(한국은 78%). 자신의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를 모르는 환자도 68%나 되었다(한국은 93%).


 이같은 결과를 두고 정욱성 교수(가톨릭의대·순환기내과)는 한국인 심장 건강 인지도가 낙제점이라며 “심장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치료 목표치를 알아두고, 심장질환의 심각성 및 예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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