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에 국경 없다” 새는 세금 다잡기 총력전
  • 이철현 기자 (leon@sisapress.com)
  • 승인 2005.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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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이주성 국세청장/탈루세액 6천7백억원 추징
 
국세청이 ‘전가의 보도’인 세무 조사를 매섭게 휘두르고 있다. 중부지방국세청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조사국장을 지낸 이주성 국세청장은 지난 3월 취임하자마자 조사 행정 역량을 대폭 강화해 외국계 펀드, 음성·탈루 소득자, 부동산 투기를 상대로 세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세무 조사 결과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탈루세액 6천7백억원을 추징했다. 외국계 펀드 한 곳을 포함해 음성·탈루 소득자 14명, 부동산투기자 1천17명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되고 있는 것이 있어 추징 세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청장은 조세회피지대를 악용해 세금을 탈루한 외국계 펀드에 대한 압수 수색과 과세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지난 9월29일 론스타·칼라일·골드먼삭스 등 5개 외국계 펀드에 대해 탈루 세금 2천1백48억원을 처음으로 추징한 것이다. 외국계 펀드는 지금까지 국내 기업과 부동산에 투자해 천문학적 차익을 거두었으나 세금 한푼 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세청이 올해 초 외국계 펀드 5곳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벌일 때만 해도 업계는 ‘반신반의’했다. 국세청은 이때 압수한 자료에서 조세 포탈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해 추징 결정을 내렸고, 일부 해외 펀드는 이미 추징금을 납부했다. 지금까지 납부된 액수는 3백억∼4백억 원인데, 국세청은 추징 금액을 모두 거두어들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외국계 펀드 임원 2~3명을 조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변칙 거래 내용은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이청장은 동아대학교 경제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1993년 1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줄곧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었다. 조세 행정에 관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고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지방국세청장, 국세청 기획관리관과 차장을 지내다가 올해 3월 이용섭 전 청장의 뒤를 이어 15대 국세청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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