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출신에게 교육 혜택을”
  • 광주.박재권 기자 ()
  • 승인 199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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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최한선 총장 인터뷰 / 버려진 당 살릴 ‘예비군’ 양성중

 농촌 출신 고교졸업생들의 특례입학제를 추진하는 이유는?
 올해 전남대 신입생 중에 농촌 출신은 의대 1백40명 중에 1명, 농대 5백20명 중에 10명에 불과하다. 도시 출신들이 교육을 받고 농촌으로 가겠는가? ‘버려진 땅’ 전라남도를 다시 ‘예비된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이 나서서 이 지역 인재를 키워야 한다.

그들이 농촌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강제로 돌아가게 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전남도는 이들에게 4년간 학비와 기숙비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고, 정부가 조성하는 농어촌발전기금 52조원 중에서도 상당액이 전남도에 배정혜택 받은 학생들이 출신 지역으로 돌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인재 유출을 걱정하는데 , 우수한 인재는 중앙에서도 활동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모든 사람이 서울로만 모여서야 되겠는가. 수도권에는 1천8백만 명이 집중돼 있지만 전남은 급격히 인구가 줄고 있다. 이것은 지방을 피폐 시키고 ‘서울 공화국’ 건설을 촉진하는 것과 다름 없다. 이같은 경향은 시정돼야 한다.

대학의 위기를 지적했는데, 위기의 내용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모든 대학은 양적인 증원과 증과 ․ 증설을 발전이라고 보았다. 증설된 학과 중에는 교수들이 자기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만든 것도 상당수 있다. 이제는 백화점 진열 식의 빈껍데기 교육을 그만둬야 한다.

군살 빼기 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반발은 없는가?
 처음에는 반발이 일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도와주어 문제가 없다.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대학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학생운동이 바뀌어야 한다. 나는 이 지역 민주 인사들과 자주 만나서 상의하고, 학생들과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부의 인식을 바꾸려면 우리 스스로 변해야 한다.

학생들은 5.18 관련자 공소 시효 문제,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 통일민족대회를 올해의 3대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다. 대학이 조용하겠는가?
 학생운동이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는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폭력 시위는 절대 안된다. 그리고 검증되지 사상을 학생운동과 접목하여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의 바람직한 역할은?
 대학은 더 이상 상아탑이 아니다. 학문을 위한 학문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젠 대학이 국가와 사회 발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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