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약 없는 독감 ‘에방이 명약’
  • 강용석 기자 ()
  • 승인 1995.03.2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저한 몸 관리가 감염 막는 유일한 비법…걸린 뒤에는 충분한 휴식 ․ 영양공급을

봄기운이 완연하건만 독감은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전국의 병원은 독감 환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학교와 직장을 빠지는 입원 환자도 부지기수다. ‘그냥  두면 1주일, 병원에 가면 7일’ 등 갖가지 우스개 유행어까지 만들어낸 이번 독감은, 대만 A형과 산동 A형에 이어 파나마 B형까지 가세해 당분간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독감은 약감은 몸살 ․ 오한에 안구통 ․ 근육통까지 더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원래 독감에는 특징이 따로 없다. 개인의 건강에 따라 통증을 느끼는 것이 다를 뿐 이번 독감이 어떤 특징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 문가들은, 환자들이 이번 독감을 심하게 느끼는 까닭은 ‘따뜻한 겨울탓’이라고 본다.
 독감과 감기는 전혀 다른 것이다. 감기 증세가 오래 계속되면 독감으로 발전한다든지, 감기 중에서 지독한 감기가 독감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두 잘못된 상식이다. 흔히 독감과 감기를 같은 병으로 보고 감기로 통칭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둘을 구분할 필요는 있다. 
 우선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심한 기침과 근육통을 동반한다. 독감  이러스는 A ․ B ․ C형으로 분류하는데 전문가들 온육통 ․ 오한 ․ 몸살이 따라붙는 A ․ B형에 비해 C형은 증세가 다소 가벼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A형은 1933년에 분리된 병원체이며 , B형 40년, C형은 49년에 발견됐다.
 독감 바이러스는 또 첫 발생 지역의 이름을 따 ‘홍콩형’ ‘스페인형’ 따위로 불린다. 지금 국내에 퍼져 있는 대만 A형은 88년 대만에서 발견된 것 이며, 파나마 B형은 90년 파나마에서 발견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행이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를 6~12개월 전에 예고하고 이를 분리할 수 있는 시약을 보급한다. 내년 이맘께 유행이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는 싱가포르 A형, 요하네스버그A형, 북경 B형 등이다.
 독감이 인플루엔자에 의해 감염되는 데 반해 일반 감기는 라이노 ․ 아네도 바이러스 등 호 흡기 관련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것이 특정이다.
 또한 일반 감기는 대개 미열이 나고 콧물을 흘리게 되지만 환자가 통증을 심하게 느끼지 않아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예방 백신도 큰 효과 없어…개인 위생 신경 써야
 문제는 예방과 치료다. 국립보건원 호흡기 바이러스과 박근용 연구관은 “독감을 예방하는 뾰족한 방법은 없다. 평소에 건강 관리를 잘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특히 독감이 유행할 때는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찬 공기를 쐬지 않는 등 온도 변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쓰이는 백신은 효과가 있는 것인가. 예방 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생기려면 최소한 한 달 정도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독감이 한창 유행할 때는 예방 백신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양치질을  자주하는 등 개인 위생에 신경을 써야한다. 특히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호흡기 외에 환자의 손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악수를 삼가고 환자가 만졌던 물건은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학자들 사이에 아직도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비타민C를 복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독감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방도 예방이지만 독감은 치료가 더 문제다. 독감에는 약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흔 히 복용하는 ‘감기약’이라는 것은 엄격히 말하면 치료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중의 약은 증세를 완화해 주거나 2차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 불과할 뿐 아직 아 직 바이러스 질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먹는 약 가운데 ‘아만타딘’만 이 다소 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있으나, 증세를 완화하고 기간을 단축하는 작용만 할 뿐 바이러스 직접 공격하지는 못한다.
 독감 치료의 모범 답안은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뿐이다. 원기를 회복해서 인제의 변역 시스템이 독감을 퇴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 이다 휴식과 영양 흡수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어찌 보면 유일무이한 치료법일지도 모른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