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헷갈려
  • 소종섭 기자 (kumkansisapress.comkr)
  • 승인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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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가 결정 번복하는 데 영향 미쳐

 
‘현재 추진 중인 지구단위계획은 우선 결정될 수 있도록 조치하시기 바랍니다.’
건설교통부 국토정책국이 지난해 10월21일 경기도 건설교통국 지역정책과장에게 보낸 공문 내용이다. 이 공문이 내려가면서 ‘오포 비리’가 본격화했다. 건교부가 5월15일 같은 내용의 경기도 질의에 대해 ‘불가’ 결정을 내린 지 불과 5개월 만에 입장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감사원 감사다. 감사원이 ‘자치단체 민원 행정 처리 실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은 6월9일. 이때부터 8월7일까지 약 60일간 행정자치부 등 48개 행정기관, 경기도 등 5개 시·도, 서울 중구 등 38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감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기간에 오포 고산지구 토지 소유주 한 명이 현장에서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에 감사에 들어갔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감사원이 감사위원회를 거쳐 감사 결과를 최종 발표한 것은 지난 5월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사업승인 단계에서 검토돼야 하는데 도시계획인 지구단위계획 단계에서 적용한 것은 잘못이다’라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건교부가 2003년 10월 민원인의 질의에 대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시기 및 대상은 지구단위계획과 같이 토지이용계획 수립 단계에서 심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김세호 건교부 차관은 “감사원 감사 도중 2004년 5월15일 답변 내용을 정밀 검토한 결과, 지구단위계획 단계에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해 수정 공문을 내려 보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감사에 착수한 배경에는 아무런 의혹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문은 남는다. 감사원이 감사하기 전 감사원 특별조사국에는 이와 관련한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조사국에는 기업불편신고센터가 개설되어 있다. 그러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광주시가 건교부 공문을 들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자 특별조사국은 움직이지 않았다. 박혁규 전 의원도 당시 특별조사국에 전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민원 처리를 빨래 해달라며 그가 전화를 했었다”라고 말했다.

 
오포 고산지구 시행사인 정우건설측 브로커인 서 아무개씨 인척이 당시 감사를 담당한 감사원 자치행정국에 근무했던 것도 예사롭지 않다. 서씨가 ‘감사원 담당’ 브로커였다는 점에서 어떤 식이든 연결되었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별조사국이 움직이지 않자 자치행정국이 감사에 착수한 것을 기회 삼아 이 건을 끼워넣은 것 아니냐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 내 부서에 따라 처분 엇갈린 이유

감사원은 ‘법령을 안 되는 쪽으로 해석해 부당하게 민원을 거부하는 행정 행태에 초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했다’는 설명과 달리, 감사 결과가 이른바 ‘민원 해결성’으로 결론이 난 점, 2000년 감사원의 ‘수도권 난개발 실태 감사 결과’ 때와 처분 내용이 달라진 점을 두고도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감사 중점을 2000년에는 난개발을 방지하는 데, 2004년에는 행정기관의 소극적 행정 처분에 두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포 지역에서 주택사업을 하고 있는 한 시행사 관계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은 1996년부터 아무 변함이 없는데 감사원의 해석이 1996년, 2000년, 2005년 세 차례 바뀌면서 사업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감사 성격이 달라졌다고 처분 내용까지 달라질 수 있느냐”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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