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풀어낸 외국인 주부들의 타향살이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5.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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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전라남도 곡성군의 한 마을에서 ‘외국인 주부 시인’ 네 사람이 한꺼번에 나왔다. 전국문화원연합회(회장 권용태)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제3회 전국문화가족 창작시 공모전’ 결과다. 야마모토 슈코(36·일본) 에밀린다 초우(43·필리핀)  베벨리 로사노(32·필리핀) 최향하(26·중국) 씨(사진 왼쪽부터)가 그 주인공. 이들은 한국인 남자와 국제 결혼한 지 4~10년이 되는 이주 여성들이다.

이들이 쓴 시에는 낯선 한국으로 시집와서 힘든 적응기를 겪었던 시절의 다짐과 고향 생각 등이 진솔하게 묻어나 있다. 현재 이들은 곡성문화원의 도움으로 주민들에게 영어·일본어·중국어를 가르치며 행복한 타향살이를 하는 중이다. 야마모토 슈코 씨는 “처음에는 동네 주민들이 선생님이라고 불러 쑥스러웠지만 한국에 빨리 적응할 계기가 되어 좋았다. 다른 지방의 문화원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맏언니인 에밀린다 초우 씨는 “이제 정식 시인으로 등단해야겠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에밀린다 초우 씨와 야마모토 슈코 씨는 11월24일 전국문화원연합회 주최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리는 ‘국민의 시 낭송의 밤’에서 다른 입상자들과 함께 자기 시를 낭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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