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 ‘10만 양병’ 외치는 뜻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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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람은 일생에 한번쯤 결단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진학이든, 취직이든, 결혼이든. 김충식 이얼싼중국문화원 대표(36)에게는 그게 유학할 나라를 결정하는 문제로 다가왔다. 1993년, 한국은행 조사과 계장이던 그는 미국 명문 UC버클리 대학의 입학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에서 중국의 베이징대학을 선택했다. 고졸 사원으로 한국은행에 입사해 어렵게 야간대학을 마친 뒤의 선택이었다. 주변의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당시 한중 수교 업무를 보면서 10년만 있으면 중국의 에너지가 세계를 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그는 2002년 중국어 전문 학원인 이얼싼중국문화원을 차렸다. 연 인원 7만 명이 이곳에서 중국어를 배운다. 현재 서울에서 중국어학원을 다니는 수강생 두 사람 중 한 명꼴이다. 그가 운영하는 학원은 매달 시험을 치러 학생을 관리하고, 한국인과 중국인 교사가 전 과목을 교차 수업하는 등의 독특한 수업 관리로 유명세를 탔다.

그가 최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버드가 아니라 북경대로 가라>(김영사)는 책을 펴냈다. “우리 교역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의 위상이 커졌다. 수년 전 나는 잡지 기고 글에서 중국 유학생 10만 ‘양병’이 필요하다고 썼는데, 아직 늦지 않았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이들이 한번만이라도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며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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