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과 ‘희망’이 진실보다 소중하다?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5.12.1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보안법 파동 등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던 좌우 대립은 이번 논쟁에서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다. 황교수 지지 대 비판 여론은 8:2 내지 9:1의 비율로 나타났다. 황교수의 난자 관련 진술이 거짓말로 밝혀진 직후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황교수를 여전히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84%에 달했다.

흥미있는 것은, 그로부터 2주 뒤인 12월13일 같은 기관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황교수에 대한 신뢰도가 87%로 오히려 근소하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이 때는 줄기세포 사진, DNA 핑거프린트 등으로 논문 조작 의혹이 줄줄이 불거져 나온 데 이어 새튼 교수가 <사이언스> 논문에서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였다. 

한귀영 연구실장은 황교수에 대한 이같은 식지 않은 지지를 ‘여론’이라기보다는 ‘민심’의 차원에서 읽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언론의 사명은 진실 추구이겠지만, 민심은 ‘진실’보다 황우석으로 상징되는 ‘희망’을 원한다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진중권씨는 대중의 이같은 ‘이해할 수 없는 도착증(倒錯症)’ 때문에 논문이 허위로 드러나도 MBC가 몰매를 맞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황교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하락 현상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는 것이 한실장의 분석이다. 민주노총 간부가 연루된 각종 스캔들에도 두 자릿수를 지켜오던 민주노동당 지지율은 이번 12월15일 조사에서 처음 한 자릿수(9.1%)로 떨어졌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