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고를 때 기본 사양 중요
  • 金相顯 기자 ()
  • 승인 1995.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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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키보드 ․ 배터리 사용 시간도 고려 사항

노트북 컴퓨터의 가장 큰 장점은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직업상 많이 이동하는 사람에게는 데스크 탑 컴퓨터보다 노트북 컴퓨터가 더 낫다. 그러나 이제껏 선보인 대부분의 노트북 컴퓨터는 가로․세로 길이만 노트북 크기에 가까웠을 뿐 두께나 무게로 보면 차라리 ‘백과사전 컴퓨터’라고 불러야 옳았다. 더욱이 주변 장비까지 넣어 가방을 싸고 나면 휴대의 간편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데스크 탑에 비해 훨씬 가격이 높은 점도 노트북 컴퓨터를 선뜻 장만하기 어렵게 했다.

 최근 이러한 환경에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486DX2/50 정도의 기종이 2백만원대로 떨어졌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꽤 길어졌고, 이른바 ‘서브 노트북’이라고 해서 일반 노트북보다 더 작고 가벼운 기종도 등장했다. 노트북 컴퓨터도 데스크 탑 못지 않게 여러 기업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다.

 노트북 컴퓨터를 살 때는 들고 다니기에 얼마나 편리한지, 키보드나 모니터 등 사용 환경은 어떤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노트북은 데스크 탑 기종보다 업그레이드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본 사양을 잘 보아야 한다.

 국내에 나온 아홉 종류의 노트북 컴퓨터에 대해 <헬로우 PC>는 벤치마크 테스트팀이 최근 비교․평가한 결과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에는 도스․CPU․비디오․디스크 등의 기능을 측정하는 ‘PC벤치 9.0’과 프로그램 수행 속도를 보는 ‘윈태치’, 노턴 8.0의 ‘시스템인포(Systeminfo)’가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사용되었다. CPU 처리 속도, 디스크 처리 속도, 전반적인 수행 능력 등을 재는 시스템인포는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벤치마크 테스트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방전 시간 테스트가 추가됐다. 들고 다니며 쓰는 노트북 컴퓨터의 특성을 잘 살리자면 한번 충전으로 가능한 한 오래 쓸 수 있어야 한다. 테스트 결과 대다수 노트북 컴퓨터들은 2시간 내외를 기록했으나 유독 틴맥스만이 3시간이상 가능 성능을 발휘했다.

휴렛패커드․삼성 제품 돋보여

 ‘컴퓨터벤치 9.0’ 테스트에서 IPC 제품과 IBM 제품이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KIT 노트북 컴퓨터는 도스와 비디오 항목에서 매우 좋은 점수를 얻었으나 CPU 항목과 디스크 항목에서 매우 낮은 점수가 나왔다.

 윈태치 테스트 결과는 또 달랐다. 워드프로세서 수행 속도 면에서는 KIT 노트북 컴퓨터가 선두를 달렸고, 스프레드 시트 부분에서는 휴렛패커드(HP) 옴니북이 가장 우수했다. CPU와 디스크 구동 속도, 전반적인 기능성 면에서는 IPC 제품과 KIT 제품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든 부문을 종합해본 결과는 틴맥스․삼성․HP 옴니북으로 압축되었고, 이 중에서도 다른 제품보다 1㎏이상 가볍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우수한 HP 옴니북이 월계관을 썼다.

 HP 옴니북은 노트북보다 작은 서브노트북이지만 글자판 크기는 일반 데스크 탑의 글자판과 같다. 대신 엔터키․방향키 등 주변 키가 매우 작지만 작업하는 데에는 별다른 불편이 없다. 트랙볼이나 일반 마우스보다 작으면서도 기능성은 뛰어난 팝업 마우스를 내장해 윈도스 환경에서 작업하기에도 편리하다. 옴니북은 가격대 성능 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틴맥스는 노트북 컴퓨터로는 유일하게 16비트 사운드 칩을 내장해 노래방 기능까지 갖추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틴맥스는 배터리 사용 시간이 가장 길다는 장점을 보였으며, 업그레이드나 칩 교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였다.

 삼성 제품은 키보드가 약간 앞으로 기울어진 것이나 전원 스위치가 중앙에 설치돼 있는 데에서 보듯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훈민정음 3.0, 한글 로터스 1-2-3, 알라딘 수첩 2.0 등 풍부하게 제공되는 무상 소프트웨어도 구매욕을 부추기는 요소로 꼽혔다.

 노트북 컴퓨터의 성능․가격․편의성이 나날이 나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작업해야 하는 형편이 아니면서도 선뜻 노트북 컴퓨터를 선택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가격 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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