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만 잘 따면 취직된다고?
  • 장형숙(제이엠 커리어 이사) ()
  • 승인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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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클리닉] 안일한 태도·열등감 탓에 ‘졸업=백수’…진로 지도 프로그램 참여할 만

 
‘대학 졸업= 실업’으로이어지는 청년 실업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하반기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감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 BR>
청년층 실업은 대졸 구직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이들이 기업이 원하는 직업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데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은 경력자를 선호하고, 직업 정보는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꽤 많은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노동부는 내년부터 연간 1백억원을 대학의 취업지원기능 확충 사업으로 3년간 지원할 예정이고, 교육인적자원부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적자원 개발 사업(누리사업)에 연간 약 2천8백억원 상당을 지원한다. 여성가족부는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의 취업지원기능을 강화하여 고학력 청년여성의 일대일 집중 취업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취업 지원 사업은 고용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예비 취업자들에게 취업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자신의 능력을 가늠해보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취업의 기회를 잘 잡을 수 있다.

“사회·학교 탓에 취업 못했다” 60%

제이엠커리어에서 대학생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의 대다수가 취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우리에게 경력관리 강의가 왜 필요한가요?’ ‘좋은 직장만 있으면 취업할 거예요’ ‘졸업하면 바로 백수 되는 거 흔해요’ ‘시험공부 열심히 해서 학점만 잘 따 놓으면 회사에서 당연히 먼저 뽑아주지 않나요?’ ‘학벌 때문에 당연히 밀리겠죠’. 대학생 진로 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대학생 진로 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0%가 취업이 안 된 원인을 사회환경 때문이라고 답했다. 20%가 자신의 출신 학교와 전공을 미취업 사유로 꼽았고, 30%는 경력 부족을 중요한 이유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다수 학생들이 실직의 원인을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또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학교와 전공을 불문하고 많은 학생들이 심각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태도로는 실업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누군가가 좋은 일자리를 주지 않을까, 사회 또는 학교가 해결해 주겠지 하는 안일한 태도로는 아무도 취업의 관문을 쉽게 뚫을 수 없다.

취업은 자신이 직접 발로 뛰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경험해야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성과물이다. 그러기 위해 자신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준비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부나 대학, 각 기관에서 제공하는 대학생 진로 지도 프로그램은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데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다.

진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예비 취업자라면 취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어나 자격증 취득 공부 외에도 진로 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취업과 자신의 인생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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