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예고하는 중년 배우의 힘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6.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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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뮤지컬 <프로듀서스> <렌트>의 송용태·모원웨이 열연

 
브로드웨이 흥행 뮤지컬 <프로듀서스>(2월14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뮤지컬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공연 전부터 뮤지컬 마니아들의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다. <아이 러브 유>로 뮤지컬 코미디의 새로운 장을 연 설앤컴퍼니가 제작한 작품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처음 캐스팅이 발표되었을 때, 뮤지컬 마니아들은 조금 고개를 갸우뚱했다. 출연진이 상대적으로 약체였기 때문이다. 최정원을 제외하고는 유명 뮤지컬 배우가 없었다. 특히 가장 비중이 큰 맥스 비알리스톡 역의 송용태씨는 그동안 대형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은 적이 없어 의아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송씨는 작품의 기둥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그와 맥스 비알리스톡은 절묘한 속궁합을 보여주었다. 그는 실패한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역을 군더더기 없이 소화해냈다. 그의 선전은 뮤지컬계에서도 중년 배우 파워가 크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자못 컸다.

스타 발굴해 흥행 뮤지컬로 발돋움

그동안 흥행 뮤지컬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토요일 밤의 열기>의 박건형, <맘마미아>의 배해선,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 <헤드윅>의 오만석은 뮤지컬 역사의 한 획을 그으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물론 이들 덕분에 뮤지컬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프로듀서스>와 송용태씨의 궁합이 관객들의 호응을 얼마만큼 이끌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린 <렌트>(1월26일까지, 올림픽홀)에는 또 다른 스타가 있다. 바로 홍콩 스타 모원웨이(막문위)다.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닌 그녀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멤버와 함께 공연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녀는 전문 뮤지컬 배우와 견주어 손색없는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모원웨이가 <렌트>의 오리지널 멤버 투어 공연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공연의 아시아 판권을 획득한 사람이 중화권 기획자였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투어 공연에 자국 스타를 끼워 넣는 것은 아직 우리 공연계에서는 시도해보지 못한 방식이다. 새로운 스타 시스템 모형으로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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